22 Feb, 2016

아버지 20주기

머시라고 조회 수 12927 추천 수 0 목록
이번 주말 시골행은 아버지 20주기에 있었다. 
종일 업무에 정신없어 추모에 소홀했고 출발은 늦었다. 
내리는 어둠을 뚫고 달리는데 
지난 이십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었다. 

꿈에라도 한번 나타는 나셨는지 기억도 모호하다. 
좋아하는 음식은 뭐였는지, 
표정과 말투조차 가물거리는 신기루 같다. 
이 좋은 세상, 함께 살아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장성할 1녀3남과 사위, 며느리들은 
어찌나 보고싶고 챙겨주고 싶었을까. 
손자손녀들은 얼마나 안아보고 싶었을까. 
홀로 남을 아내생각엔 또. 
그런데 이십년은 왜이리 빨랐던 것처럼 희석될까. 

내가 기숙사로 떠나던 날 마지막 눈동자는 망각되고, 
돌아와 병풍 뒤에 누워계신 모습만 선명하다. 
아빠~! 
앙상하게 메마른 육신, 살은 좀 찌셨나요? 
깜빡깜빡하겠지만 우리의 일상은 아버지와 함께 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207 봄날은 간다. [1] 머시라고 2003-06-02 3598
206 MBC 100분 토론 머시라고 2003-06-06 4135
205 시간이 지날수록 박찬민 2003-06-08 3603
204 책임감.. [1] 머시라고 2003-06-11 3656
203 여름방학,, [1] 박찬민 2003-06-20 3796
202 방학 박찬민 2003-06-30 3617
201 밤풍경,, 머시라고 2003-07-01 12891
200 꿈,,환상,,현실 박찬민 2003-07-12 3318
199 상처 머시라고 2003-07-26 3622
198 정성 [2] 머시라고 2003-07-29 3633
197 분통 머시라고 2003-07-30 4516
196 깊이 [1] 머시라고 2003-08-14 3807
195 고민 박찬민 2003-09-08 4140
194 멧돼지 집돼지 박찬민 2003-09-18 7448
193 오늘은,,, 박찬민 2003-09-20 4146
192 절대 머시라고 2003-09-24 3971
191 분실물 머시라고 2003-09-29 3642
190 공업수학 2 박찬민 2003-10-01 3432
189 너에게 난, 나에게 넌 머시라고 2003-10-10 3845
188 신데렐라 박찬민 2003-10-11 351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