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Jun, 2017

마늘 줄기의 꿈

머시라고 조회 수 18643 추천 수 0 목록

5. 28. 오후 10:45


더 늦으면 당길 때 줄기가 끊어져, 통마늘을 호미로 캐야한대서 뽑았다.
가뭄이 심해서인지 뿌리가 쉬이 땅과 작별하려 하지 않았다.
마늘 줄기 잡고 낚시하는 듯 신경전을 펼친다.
숨막히게 일하는 농부가 보면 기가 찰 노릇이다.ㅋ

뽑힌 마늘 줄기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고 한다.
영양분은 뿌리 방향 마늘쪽들로 향하고, 줄기는 최후를 준비한다.
줄기는 노랗게 말라가고 마늘쪽은 통통해진다.
줄기는 언젠가 잘려 나간다.

줄기도 한 때 청운의 꿈이 있었다.
마늘종이 솟을 때만해도 한껏 멋부리기 일쑤였다.
뿌리로 집중하는 권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 자신했다.
마늘종은 한참 때 잘리거나 뽑힌다. 상실감은 어떠했을까.


pic20170528203845.jpg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47 구본형 소장, <낯선 곳에서의 아침> 중에서 file 머시라고 2013-07-18 31440
46 2013 휴가, 즐거웠니? file 머시라고 2013-08-10 30012
45 아름다운 설거지 앱 file 머시라고 2013-08-11 28368
44 22개월 아기 젓가락질 A 22 month-old baby can use adult chopsticks very well(Go for picking up beans) file 머시라고 2013-09-05 32016
43 고창군 청보리와 쭈꾸미데침 file 머시라고 2014-10-22 30900
42 아내랑 딸이랑 무등산 산행 file 머시라고 2014-10-22 10442
41 참여하지 않는 청춘아, 뭐하니? 머시라고 2014-10-22 13109
40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2014 우수조교상 수상 file [1] 머시라고 2015-01-18 15522
39 아버지 20주기 머시라고 2016-02-22 12929
38 아빠엄마~ㅋ 머시라고 2016-02-25 3499
37 체면 방어선 머시라고 2016-03-03 19539
36 Can I help you 한 적 없다. 머시라고 2016-05-16 28517
35 너무 두려워하며 살았나 file 머시라고 2016-09-27 12350
34 네가 시방 앉은 자리가 꽃자리 file 머시라고 2016-09-27 28033
33 우리민주 응원한다 file 머시라고 2017-06-16 12797
32 잘 자라길 걱정한척, 잘 커도 귀찮을걸. file 머시라고 2017-06-16 20116
31 햇살이 좋아서 file 머시라고 2017-06-16 35136
» 마늘 줄기의 꿈 file 머시라고 2017-06-16 18643
29 마당쓸땐 짓꿎은 바람. file 머시라고 2017-06-16 16779
28 그 누가 마늘 값을 비싸다고 하는가 file 머시라고 2017-06-18 13264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