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Feb, 2016

아버지 2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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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시골행은 아버지 20주기에 있었다. 
종일 업무에 정신없어 추모에 소홀했고 출발은 늦었다. 
내리는 어둠을 뚫고 달리는데 
지난 이십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었다. 

꿈에라도 한번 나타는 나셨는지 기억도 모호하다. 
좋아하는 음식은 뭐였는지, 
표정과 말투조차 가물거리는 신기루 같다. 
이 좋은 세상, 함께 살아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장성할 1녀3남과 사위, 며느리들은 
어찌나 보고싶고 챙겨주고 싶었을까. 
손자손녀들은 얼마나 안아보고 싶었을까. 
홀로 남을 아내생각엔 또. 
그런데 이십년은 왜이리 빨랐던 것처럼 희석될까. 

내가 기숙사로 떠나던 날 마지막 눈동자는 망각되고, 
돌아와 병풍 뒤에 누워계신 모습만 선명하다. 
아빠~! 
앙상하게 메마른 육신, 살은 좀 찌셨나요? 
깜빡깜빡하겠지만 우리의 일상은 아버지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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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