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호환 작업 전 입니다. 영상은 고향집 드라마네집에서 감상 가능합니다.
극본: 윤경아
인물: 이강훈 역(신하균), 김상철 역(정진영)
 

이강훈 : 수술하시던 안동섭 교수님이 저혈당으로 쓰러지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김상철 : 남의 병원에 가서 수술을 했어?
이강훈 : 혈관 모세포종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저뿐이었습니다.
김상철 : 당연하겠지. 나뿐이라고 생각했을 테니 나밖에 없었겠지.
이강훈 : 아닙니다, 정말로~
김상철 : 나쁜 놈.
    네가 의사야? 자기 환자는 팽개쳐두고
    남의 병원에서 가서 의술을 뽐내고 온 놈이, 정말로 의사냔 말이야!
이강훈 : 제가 수술하지 않으면 그 환자도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환자가 있는데, 어떻게 외면하고 올수가 있겠습니까?
김상철 : 그러면 왜 남의 수술 방에 들어가?
    지금 이순간도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죽음이 얼마나 많은데.
    책임지지도 못할 공간에 왜! 함부로 들어가.

    언제 마비가 다시 올지, 언제 잘못될지도 모를 네 환자를 두고 왜! 왜!
이강훈 : 제 자신을 책임져야 했습니다.
    궁지에 몰리고 몰려서 도무지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는 지금의 제 상황에서
    제 자신을 책임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김상철 : 나만 책임지면 그뿐이야?
    나 하나 잘된 일이라면 내 환자야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야?
이강훈 : 환자, 살렸잖습니까. 저쪽 환자도, 이쪽 환자도, 제가 모두 살렸습니다.
김상철 : 살렸다? 그 반대였으면 어떡할 뻔했나?
    남의 병원 환자도 죽이고, 우리 환자도 죽었으면 어쩔 뻔했어?
이강훈 : 그럴리 없습니다. 제가 수술하니까요. 제가 맡은 이상, 그런 일은 없습니다.

김상철 : 어리석은 놈. 교만의 똥통에 빠져 허우적이는 미친 놈.
    그래, 네 놈이 원하는 게 그따위 싸구려 공명심이라면 나가.
    나가서 맘껏 네 자신을 구하고 이름을 날려봐.
나가. 당장 나가!
이강훈 : 예~ 나가겠습니다!
    언제나 저를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속물로 취급하시는 교수님 옆에
    저도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습니다.
김상철 : 뭐야?
이강훈 : 저 더러 항상 교만하다고, 속물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교수님은 단 한 번도 교만하셨던 적이 없으셨습니까?
    공명심에 취했던 적은 없으셨습니까?
    없으시겠죠.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오셨겠죠.
    완벽한 성인군자인양, 모두가 존경하는 분이니까요.
    허~ 헌데 제겐 교수님의 이런 모습들이 왠지 가식으로 느껴집니다.
    뭘까요? 무엇이 교수님을 이토록 지나친 청렴주의자로 만들었는지,
    저는 그게 항상, 궁금할 뿐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56 [베토벤바이러스] 꿈을 이루란 소리가 아냐. 꾸기라도 해보라는 거야. file [1] 머시라고 2008-10-26 6597
55 [굿바이솔로] 울어, 울고 싶으면. file 머시라고 2006-10-09 6553
54 [작은아씨들] 나이를 먹어서 늙는게 아니예요. file [1] 머시라고 2005-12-20 6512
53 [꽃피는봄이오면] 꽃피는 봄이 오겠지 file 머시라고 2007-04-13 6499
52 [꽃피는봄이오면] 짐의 무게 file 머시라고 2007-04-11 6488
51 [꽃피는봄이오면] 파인애플 같애 file 머시라고 2007-04-09 6480
50 [아일랜드] 오늘 하루, 드럽게 놀아서 앞이 보인다면. 나, 그럴라구요 file 머시라고 2005-03-13 6463
49 [시티홀] 두려움 때문에 갖는 존경심 만큼 비겁한 건 없다고 봅니다. file 머시라고 2009-06-09 6459
48 [대물] 정치, 사랑의 회초리를 들어주세요 file 머시라고 2010-11-04 6421
47 [주몽] 모든 것이 뜻대로 될 겁니다. 기다리다 속이 까맣게 타, file [1] 머시라고 2006-09-11 6377
46 [웃어라동해야] 당신 말을 못 믿겠다는 게 아니라, 내 사랑을 믿겠다는 겁니다. 머시라고 2011-04-21 6310
45 [아일랜드] 니가 내 살이 된다면, 난 참 영광이겠다 file 머시라고 2005-02-11 6308
44 [네멋대로해라] 경찰서유치장에서 고복수와 전경 file [1] 머시라고 2005-01-12 6297
43 [아일랜드] 니안의 눈물, 밖으로 넘치지 않게, 내 몸이 울타리 file 머시라고 2005-02-11 6209
42 [인순이는예쁘다] 인간이 참 간사해. 음식계의 지하철녀 file 머시라고 2007-12-20 6196
41 [프레지던트] 나쁜 정치인을 만드는 것은 나쁜 유권자입니다. 머시라고 2011-04-21 6192
40 [서동요] 힘이 있어야 겠습니다. 장군님은 아닙니다. file [1] 머시라고 2005-11-07 6168
» [브레인] 제 자신을 책임지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뿐이었습니다. 머시라고 2011-12-26 6136
38 [사랑은아무도못말려] 못난 놈은 지 신세만 망치지만, file 머시라고 2006-07-28 6110
37 [달콤한나의도시] 광고지면 전화번호 오타사건 file 머시라고 2008-06-23 6067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