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우 : (느물거리며) 왜 이러셔? 누구 죽이려고?
사내 : (당황하여 더듬으며) 누구세요?
칠우 : 나? 의금부 나장 최칠우.
사내 : 근데요.. 근데 의금부 나장이 왜 못치게 해요?
억울한 일 있으면 치라고 있는게 신문고잖아요.
칠우 : (더 능청스럽게) 누가 그래?
이거 전시용이야.
사내 : ......
칠우 : (혼잣말) 장식용인가?
사내 : ......
칠우 : 아무튼 이 신문고.. 먹통이야.
못쳐. 치면 큰일나. 나도 죽고 너도 죽고.
칠우 : (마음의 소리E) 아버지는 내게 두가지 유언을 하셨다.
'살아남아라', '세상을 바꿔라'
송구스럽게도 그건 개소리셨다.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
또한 세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사람만 변할 뿐.
그래서 난 변했다. 살아남으려고.
비겁하다고? 모르시는 소리! 그나마도 쉽지 않다.
빌붙어! 징하게 처신해야 겨우 먹고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