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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 : 수다 떨고 싶어. 도와주라. 지안이가 몇 번째 남자?
수희 : (서글프게 웃으며) 처음이요.
영숙 : 첫사랑에 목메는 스타일?
수희 : 아뇨.
영숙 : 다행이다. 첫사랑은 처음이란 뜻밖에 없는 건데,
   텔레비전 보면 온통 첫사랑 땜에 목메는 거 비현실적이라 싫었거든.
   두 번 세 번 사랑한 사람들은 헤퍼 보이게 하잖아.
   성숙해질 뿐인데.
(하고, 차 마시다, 푹하고 웃어서 커피를 흘리는)
수희 : ?
영숙 : (웃음 띠고) 갑자기 내 첫사랑이 한말이 생각나네, 참 순진한 애였는데..
수희 : 어떻게 순진한데요?
영숙 : 나한테 프로포즐 하면서 그러드라. 세상에 여잔 나밖에 없다구.
   그래서 내가 물었잖아. 너 엄마, 이모, 고모 다 없냐?
수희 : (작게 웃는) 그랬더니요?
영숙 : 그랬더니, 이번엔 자기 인생에 내가 마지막이라드라.
   그래서 마지막이란 소린 스물네살짜리가 할 소리가 아니다 그랬드니,
   이번엔 나 없음 죽어버리겠대드라. 그래서 죽으라 그랬지.
수희 : (놀란) ..
영숙 : 걱정마, 안죽고 애를 넷이나 낳고 잘살고 있으니까.
   (차 마시며) 사랑할 땐 왜 그렇게 빈말들을 잘 하는지.
   순진한 애도 사기꾼처럼 말을 번지르르.
수희 : 적어도 그 순간엔 진실 아닌가?
영숙 : (보며) 그럼 지금 이 순간 니가 내 전부고,
   지금 이 순간 너만을 사랑하고,
   지금 이 순간 미치게 사랑한다고 해야지, 왜 영원히를 건방지게 앞에 붙여 들.

수희 : (작게 웃고) 맞네요. (하고, 차 마시며 생각하는)
영숙 : (수희 보며) 너 지안이한테 맘 떴지?
수희 : (보면)
영숙 : (수희 보며) 아침에 민호 만났다고 하는 니 얼굴이 예사롭지 않드라.
수희 : (차 마시는)
영숙 : 사랑은 안 변하지만, 사람 맘은 변한다.
수희 : (보면)
영숙 : 그냥 그렇다고. (하고,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수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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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