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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순 : (OL) 와, 맛이 영 별로네.
상우 : (본다)
인순 : 맛이 없다. 그지?
상우 : 괜찮은데 뭘.
인순 : (웃고) 인간이 참 간사해. 여기, 내가 감옥에서 출소하던 날 왔던 덴데...
상우 : (멈칫 본다)
인순 : 갈 데두 없구, 세상 다 싫구, 우울해서 딱 죽고만 싶은데
   (웃고) 설렁탕이 너무 맛있는 거야!
   너무너무 맛있어서 글쎄 눈물이 다 나더라니까.
   어찌나 맛있던지 설렁탕을 글쎄 두 그릇이나 뚝딱해버렸어.
   그리구 확 죽어버려야지, 그런 맘이 싹 달아나 버렸어.
   하, 나 너무 짐승 같지, 응? (감회 어린 미소)
   어쨌든 나를 살려준 음식! 음식계의 지하철녀지...
상우 : (가만히 본다)
인순 : 근데 ...오늘 와서 먹어보니까 맛이 영 별로네에.
   허, 이거 참...인간 마음이 이렇게 간사해요.
상우 :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진다. 헛기침을 흠흠 하며 조용히 먹기 시작한다)
인순 : 근데 상우야... 유명해지니까 너무너무 좋은 거 같애.
   일단 사람들이 나한테 너무 친절해졌어.
   엄마두 친절해졌어. (생각하다) 너두 친절해졌어!
상우 : (굳는다) 야, 난 그거 때문에 친절한 거 아냐.
인순 : (웃는다) 괜찮아, 어쨌든 다 좋구... 고마워.
상우 : (억울하다)
인순 : 지하철녀 이거...어쨌든...해볼만 한 거 같애. 그런 의미에서...
   (주방 향해)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주세요!! 야 유상우, 우리 건배하자.
   (아줌마 향해) 빨리 빨리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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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