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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Apr, 2007

[꽃피는봄이오면] 짐의 무게

머시라고 조회 수 6489 추천 수 0 목록
영주와 채리 소주 앞에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영주  일자린 새로 구했어?
채리  (까칠한) 요즘 형사들 한가한 가 봐~
영주  문선배가 걱정 하더라~
채리  이거 너무 영광이네. 여기저기서 내 일자리 걱정해 주고~
영주  (웃으며) 비꼬지 마. 진짜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채리  (영주 빤히 보다가) 오형사 진짜 마음은 뭐야?
영주  무슨 뜻이야?
채리  아무 남자 앞에서나 울지는 않을 거 아냐?
영주  .....! 봤구나.
채리  나... 준기씨 만나고 오는 길이야.
영주  ? (약간 놀라서 보는) 그래?
채리  우연히 몇 번 만났는데 준기씨도 내 실직에 아주 관심이 많더라.
    음반제작자 친구 소개시켜 줬어.
영주  .....잘 됐네.
채리  진심이야?
영주  그럼 진심이지.
채리  ......(피식 웃다가) 결혼할 남잔데 질투 안 나?
영주  (역시 피식 웃으며) 글쎄~ ??
채리  고시~....왜 좋아해?
영주  (담담하게) 국밥~ 처음 경찰서 국밥배달 왔을때 진짜
    아무생각 없는 사람처럼 밝더라~ 뭐 저런 남자가 있나 했는데....
    국밥 아버지 얘기 듣고 나선 다시 보게 되더라~
채리  (영주 보는)
영주  너도 알지만 나~ 우리 엄마~ 마음 한 구석의 큰 짐이었거든.
    근데 국밥도 나랑 똑같은 짐을 지고 있으면서,
    너무 가뿐하게 짐을 들고 있는 거야. 하나도 안 무겁다는 듯이.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아무튼 자꾸 시선이 가더라.
영주  너도 국밥 좋아하잖아?
채리  난, 사랑~ 관심 없어. 난 내가 어울리는 물이 어딘지는 알아.
영주  어울리는 물?
채리  붕어가 바다에서 놀 순 없잖아. 난 댁들처럼 잘난 사람이 아니거든.
영주  ......!
채리  오형사~ 우리 가위 바위 보 할까?
    국밥 내기!
(살짝 주먹쥔 손을 내밀며) 손 좀 내봐~.

  영주, 채리 가위 바위 보~ 한다. 영주가 이겼다.

채리  (웃으며) 잘 됐네~ 고시~ 오형사가 가져~

  영주, 채리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아는. 그래서 좀 맘이 짠하다.

씬35  거리 일각 /N
  영주와 채리 서 있다.

영주  많은 일이 가위 바위 보로 간단히 끝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채리  .......(영주 보는)
영주  (웃으며) 추운데.... 올라 가~
채리  오형사도 잘 가~

  채리, 올라간다. 가는 채리를 보는 영주. 8부 71씬의 정도 얘기.

정도(E)  채리~ 진짜 맘에 있는 얘긴 꼭 꼭 숨기는 버릇이 있어.

  영주, 돌아서서 간다. 올라가던 채리, 돌아본다.
  걸어가는 영주 뒷모습 본다. 채리, 영주를 지긋이 보며

채리  그러게 사랑 같은 건 왜 해? 바보~ 너만 아프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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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