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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기, 술을 많이 마셨다. 그런데도 계속 술을 마시고 있다.
  채리(기타 케이스 맨) 온다. 술먹는 준기를 발견하고 다가가서 앉는다.

준기  우리 자주 보네요.
채리  기분 좋은 일 있다더니 뭐예요?
준기  채리씨~ 결혼은 둘이 하는 거죠? 그쵸?
채리  왜요? 셋이 하고 싶어요?
준기  (풋~ 웃는 그러나 쓸쓸해 보이는) 채리씬 살면서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건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채리  난....그 정도로 인생 만만하게 보는 환자 아니예요.
준기  아~ 환자....그럼 난 환자구나......
채리  어떻게 노력한다고 원하는 걸 다 가질 수 있지?
준기  난 여태껏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는데.....
채리  혹시~ 가질 수 있는 것만 원했던 건 아닐까요? ?
준기  (순간 띵~ 한다. 사실 그랬는지도 모른다.).....!
    채리씨~~~보기보다 참 ...뭐랄까? 날카롭네.
채리  .......!
준기  그럼 다시 물을게요. 아무리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게 있을까요?
채리  너무 많죠. 하긴....난 가질 수 없는 것만 자꾸 원하는지도 모르지만.
준기  뭘 그렇게 원하는데요.
채리  .......음악~!
준기  음악?
채리  음악은 엄마기도 하고, 친구기도 하고......아무튼 모든거예요.
    행복? 그런거 안믿는데....노래할 땐 솔직히 행복해~ 준기씬?
준기  .....영주!~ 근데 내 뜻대로 잘 안 되네요. (술을 들이킨다)
채리  ......?
준기  채리씨~ 그렇게 음악을 원한다면 내가 도움을 줄 수도 있는데
    날 한 번 이용해 보는 거 어때요?
채리  준기씨를 이용하면? 난 뭘 해줘야 되죠?
준기  음.....가끔 어깨만 빌려줘요. 오늘 같은 날 조금만 기댈 수 있게.
채리  ......(이 남자가 날 필요로 하는 구나)....! 좋아요~ 그 정도쯤이면
    얼마든지 미안하지 않겠어. 난 미안한 건 딱 질색이거든요.
준기  (속상한 마음에 다시 술 들이킨다)
채리  (그런 준기를 약간의 연민으로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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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