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Aug, 2007

정윤천 - 천천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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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천천히 와
    와, 뒤에서 한참이나 귀울림이 가시지 않는
    천천히 와

    상기도 어서 오라는 말, 천천히 와
    호된 역설의 그 말, 천천히 와

    오고 있는 사람을 위하여
    기다리는 마음이 건네준 말
    천천히 와

    오는 사람의 시간까지, 그가
    견디고 와야 할 후미진 고갯길과 가뿐 숨결마저도
    자신이 감당하리라는 아픈 말
    천천히 와

    아무에게는 하지 않았을, 너를 향해서만
    나즈막이 들려준 말
    천천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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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저릿해지며 눈이 아파오는 말.
일곱보시의 이야기를 하다가 건천의 봇물이 터지듯 속이 울렁거렸습니다.
정시인의 이 시가 떠올라서 그랬습니다.

역설의 말.
어서 보고싶다는 말.
그렇지만, 오는 길이 거치니 천천히 오라는 말.
난 괜찮다는 그 속 따뜻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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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