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Jun, 2007

홍윤숙 - 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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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객

     -누군가 등 뒤에서 나를 보고 있다
     보지 않아도 그 눈길이 깊고 슬픔을 안다-

     담장에 줄장미 시든 꽃 그림자
     우물처럼 고인 햇살 웅덩이
     모두 세기의 종말처럼 고요하다

     -그는 조금씩 어디론가 이동한다
     한시도 머물 수 없는 과객이다-

     지다가 남은 각씨 둥글레 빛바랜 꽃떨기
     무겁게 떨어지는 소리 땅에 울리는 하오

    -돌아보니 그의 모습 저만치 멀어지고
     이 봄도 그렇게 우리는 이별한다 한마디 말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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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태평양을 향해 침몰해가는데, 저녁 바람 속에 흩어져 떠내려가는
저 색소폰 소리.. 마음을 저미고 헤쳐놓던 그 음률이 지금도 휘돌아치는 착각.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누구에게 헌정하는 걸까.
..울음이 묻어나던 멜로디였는데.

우리는 모두 어느 면에서는 과객이고 아웃사이더입니다.
그 말의 뜻은 우리를 외롭게 하지만 평안하게도 합니다.
묵연스님 말처럼, 다 바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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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