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Apr, 2005

황지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보시리 조회 수 59813 추천 수 0 목록
□□□□□□□□□□□□□□□□□□□□□□□□□□□□□□□□□□□□□□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

먼 곳을 바라본다..
무엇이 보이나~?

profile

머시라고

April 23, 2005

시 혼자 외롭게 남겨두지 마시고,
사연도 항상 함께 있었으면...
profile

보시리

April 23, 2005

어떤 때는 무슨 말을 덧붙이는 것이 사족같이 느껴지길래요..
다음부터는 그리 합지요.. ^^
List of Articles
sort

도종환 - 울음소리 [1]

한용운 - 나는 잊고저 file

안도현 - 서울로 가는 뱀 [14]

함민복 - 산 file

박남희 - 이카루스식 사랑법 [1]

정호승 - 질투

박남준 - 흰나비 떼 눈부시다

잘랄루딘 루미 - 여인숙

안도현 - 겨울 강가에서

이정하 - 별 1

이성복 - 그리운 입술

함석헌 -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1]

김경주 - 드라이아이스 [1]

문태준 - 思慕 file

정호승 - 또 기다리는 편지

정호승 - 내가 사랑하는 사람 file [3]

나호열 - 비가 후박나무 잎을 적실 때

류시화 - 나비 [2]

김정란 - 눈물의 방

신달자 - 불행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