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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도 그림자가
소나기 한 차례 지나고
과일 파는 할머니가 비 맞으며 앉아 있던 자리
사과 궤짝으로 만든 의자 모양의
고슬고슬한 땅 한 조각
젖은 과일을 닦느라 수그린 할머니의 둥근 몸 아래
남몰래 숨어든 비의 그림자
자두 몇 알 사면서 훔쳐본 마른 하늘 한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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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쳐본 마른 하늘 한 조각이 과일 파는 할머니께서 비 맞지 않게,
얼마나 노력했던 것인지 궁금하지 않다.
고슬고슬함을 유지하게 된 땅 한 조각이
사과 궤짝에게 고마워 했는지, 할머니에게 표현했는지도 마찬가지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림자' 원래의 모습이다...
누구의 그림자, 무엇의 그림자,, 여야만 하는가..
정말 누구의, 무엇의 그림자 속에서만 측정되고 표현되는 것일까..
나무/건물/자동차/꽃의 그림자,,
구름/바람의 그림자,,
비에 젖거나 빛으로 채색되는 수채풍경의 그늘..
비의 그림자,,
빛의 그림자,,
온우주공간속의 나..
조직속의 나..
다른이들의 박찬민..
당신의 박찬민..
이외의 내가 존재하는가.
그림자는 누구의, 무엇의 그림자여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