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Dec, 2004

윤동주 - 참회록懺悔錄

머시라고 조회 수 7004 추천 수 0 목록
□□□□□□□□□□□□□□□□□□□□□□□□□□□□□□□□□□□□□□

참회록懺悔錄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 만滿 이십사년 일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

신세적 자괴감, 부끄러운 연명의 삶..
누군가는 글을 쓴다는 것이 그래도 살아볼만 함을 발견한 것이라는데
나는 그 희망에 어떤 노력으로 반성이나 하고 있는지..
외로움은 내 탓....

내 기록은
참회懺悔의 글인가?
부끄러운 고백인가?

그건
그때 그때 달라요~
List of Articles
sort

안도현 - 그대에게 가는 길

프로스트 - 가지 않은 길 [1]

류시화 - 소금 인형 [3]

신경림 - 갈대

정현종 - 섬 [2]

이문재 - 거미줄 [1]

정호승 - 사랑한다 [1]

안도현 - 너에게 묻는다 file

김용택 - 그 강에 가고 싶다 file

도종환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정호승 - 봄길 [3]

정호승 - 수선화에게 [1]

황동규 - 미명에..

도종환 - 폐허 이후

류시화 - 들풀 [1]

구상 - 꽃자리 [7]

나희덕 - 오 분간

김종삼 - 어부 [10]

다카무라 고타로 - 도정 file

김수영 - 슬픔이 하나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