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Apr, 2009

Kirschblüten - Ha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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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남겨지는 것들>이라는, 다소 생똥맞은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첫 번째로 머릿속에 얻어맞은 것은.. '삶, 기대/예상치 못한 회오리'이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되고싶지는 않으니,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지 않은데, 어떻게 말을

풀어나가나.. 잠시 고민이 됩니다.

 

영혼에 대한 믿음을 지니건 지니지 않건, 죽음 앞에 우리는 어느 기간동안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이 지구상 어디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사소한 물건이나 동네 길모퉁이, 계단참, 문 손잡이, 실내화, 수저와 칫솔..

그 사람의 기억을 연상시키는 흔적들이 도처에 깔려있는데, 익숙해있는 자신의 버릇 속에도

깊이 새겨져있는데 그 존재를 강제적으로 없애라는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기에 무리가

턱없이 많습니다.

 

 Bereavement.

 

 아주 긴밀한 사람을, 또는 존재를 강제적으로 잃는다는 말입니다, 그로인해 발생하는

깊은 슬픔이 깃들인 단어입니다.

여기 그런 상황이 쓰나미처럼 순식간에 후려치고 지나간 사람이 있습니다.

그가 그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가고 있습니다,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던 낯선 시공을

그가 가로지르며 나아갑니다. 

 자신에게 일어나는 천재지변의 이 굉음이 전혀 들리지도, 영향을 주지 않는듯, 그저 지루하게

하루의 일상이 반복되고 있는 사람들 틈새에서, 공통점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눈꼽만큼도 

없는 두 사람은 오천살 먹은 쌍동이처럼 상대를 알아보고 이해합니다.

 

너무 짧아 더 눈부시고 더 슬픈 벚꽃무더기속에, 그는 천로역정의 주인공처럼 알지 못하는

그 곳, 수줍음이 많아 흔쾌히 만나주지 않는 그 산을 찾아갑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도저히 빠뜨려서는 안되는 단어가 부토댄스이지만, 그 말은 안 하렵니다,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닿아있는 <전화기>와 같아서 함부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Dance of shadow.. 그것이 누구의 그림자인지 나는 도무지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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