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Feb, 2006

봄의 나라

보시리 조회 수 3155 추천 수 0 목록


봄은, 봄을 기다리고 바라는 사람에게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파트 현관 입구에 무리져 피어있는 꽃입니다..
그런 모습으로 바라봐 주기를 기다린지.. 2주일이 넘었던 것 같습니다.

자목련이 피었다가 지고,
목련이 이를 데 없이 화사하다가 진 자리에 이파리들이 돋고
골목골목에 벚꽃이 흐드러져서, " 이 골목으로는 꼭 걸어가 봐야 한다" 며
스스로를 재촉하는 소리도 귀 뒤로 넘겨버린 저에게, 봄은 아직도 <아직>이었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일까~..
차고에 차를 집어넣고는 늘 하듯이 건물로 바로 들어가지를 않고
갑자기 현관 쪽으로 나오고 싶어졌습니다.
통 가지고 다니지 않던 사진기가 마침 가방 속에 있었구요.

그러자.. 갑자기 봄이 제게로 다가왔습니다.
바람이 따뜻하고, 햇살이 밝고..공기는 들이쉬기에 달달한..
오랫동안 되뇌이지 않던 구절.

Carpe Diem.
있을 때 잘하자~^^*

오늘은 가고나면 그 뿐인데, 오늘을 놓칠 뻔 한 것 아닌가..
비 내리는 거리의 갈색으로 가라앉은 모습의 사진을 보게 되면서..
봄의 바람을 좀 전해보고 싶었습니다.. 한 템포 앞 선 봄.

탄줘잉님의 글에서 살짝 베낍니다.

< 기분이 안 좋을 때면 물구나무를 서는 남자 아이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이유를 묻자 말했습니다.
" 서있을 때는 짜증이 나는데요, 거꾸로 세상을 보면
  모든 사람과 일들이 재미있게 느껴져서요.
  그러면 견디기가 좀 쉬워요."

  관점을 바꿔 문제를 바라보면 마음이 조금 달라집니다.
  뒤죽박죽 엉켜있는 일 속에서 좋은 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저는 물구나무 못 섭니다. 그리고,
물구나무를 선다고 해서 문제가 달라 보이겠습니까.. 엉킨 문제가 풀리겠습니까..
관점을 바꿔 보려고 해도, 극단적으로 엉킨 문제들은 그대로 엉킨 체 남아 있겠지요..
다만, 그 남자아이의 시도가 멋져 보였습니다.
문제에 깔려 버리지 않고, 문제를 끌고 가려하는 모습.

암튼..
겨울이 지나니 해빙기가 오고, 봄이 열렸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519 모르는게 무엇인줄 아는 순간,, [1] 머시라고 2004-06-25 2185
518 [부탁] 이름칸 조금 넓혀주세요^^ [3] 향기로운 사람 2004-05-08 2188
517 ㅈ ㅓ기 밑에 글 쓴 딸기인데요 ^ㅡ^ ♡ [2] ♡딸㉠1♡ 2003-11-05 2188
516 여름의 문.. [3] 보시리 2005-06-01 2190
515 차암시..막간을 이용하여~! ^^ file [2] 보시리 2005-04-15 2190
514 이런 이런~! file [2] 보시리 2005-04-11 2190
513 한줄 건너뛰는 작은 기쁨2 ^^ [2] 머시라고 2004-06-15 2192
512 꼬마붕어님이 올려주신 하트 송~ 박찬민 2003-12-12 2192
511 사진을 잘 찍는 법 [2] 머시라고 2005-06-28 2193
510 오랜만에.... [1] Droopy 2005-05-01 2193
509 이상하면서도 맞는거... [1] 황정하 2004-03-12 2193
508 작가 노희경의 글 중에서 [1] 머시라고 2003-04-20 2195
507 [re] 변명... [1] 보시리 2005-01-23 2197
506 ◈ 맛있는 떡국드세요.◈ [2] 향기로운 사람 2004-01-18 2197
505 되새김질은 소나 하는 짓일텐데.. [2] 김민수 2003-06-06 2197
504 ..잠..과의 전쟁..^^;; file [2] 보시리 2005-05-12 2198
503 찬민아 왔다 간다. [1] kkw 2004-03-06 2198
502 쿠리쑤마쑤!!!!!!!! [1] 천사를 꿈꾸는 아이 2003-12-24 2198
501 ^^ L관련.. ㅋㅋㅋ [4] 가라한 2004-07-24 2200
500 향기로운 사람께서 올리려 했던 겨울산 풍경 [4] 박찬민 2004-01-12 2200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