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저리 음원을 삭제하다보니 마음이 좀 어두워집니다..
이제 웹상에서 음악을 들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네티즌들을 하나로 이어주던 그 무언가가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보시림 님의 리플을 읽으니 더 가슴이 답답해지네요. 넷상에서 만나는 몇몇이,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서, 갖고있는 음악을 컴에서 들을 수 있게 바꾸어 웹에 올리면서 서로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자했던 그런 마음씀이, 이제는 보기 어려워지겠군요..
다음 주부터 새로 하는 프로젝트 하나때문에 또 여러 가지로 바빠질듯 해서 오늘 음원들을 지우고 답글이 없었던 글들은 삭제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오래전에 올렸던 시 하나를 다시 읽게되었습니다.
머시라고님의 홈피를 방문하시는 분들도 다시 한 번 읽어보시면 어떨까해서 그 때의 그 시 다시 올립니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새벽 두 시, 세 시, 또는 네 시가 넘도록
잠 못 이루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나와 공원으로 간다면,
만일 백 명, 천 명, 혹은 수 만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물결처럼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면,
예를 들어 잠자다가 죽을까봐 잠들지 못하는 노인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와
따로 연애하는 남편
성적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 하는 자식과
생활비가 걱정되는 아버지
사업에 문제가 있는 남자와
사랑에 운이 없는 여자
육체적인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과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사람....
만일 그들 모두가 하나의 물결처럼
자신들의 집을 나온다면,
달빛이 그들의 발길을 비추고
그래서 그들이 공원에 모여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그렇게 되면
인류는 더 살기 힘들어질까
세상은 더 아름다운 곳이 될까
사람들이 더 멋진 삶을 살게 될까
아니면 더 외로워질까
난 당신에게 묻고 싶다.
만일 그들 모두가 공원으로 와서
각자에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태양이 다른 날보다 더 찬란해 보일까
또 나는 당신에게 묻고 싶다.
그러면 그들은 서로 껴안을까
-로렌스 티르노의 '잠 못 이루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