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Jan, 2005

겨울비 내리시는 밤..

바스락 조회 수 2583 추천 수 0 수정 삭제 목록
눈이 오지 않는 대신.. 우기인 겨울이 되면 비 오는 날이 많습니다..
그 먼 나라들을 덮쳤던 축축한 구름들이 모두 태평양을 건너 오셨나...
날에 날을 넘어 계속 비..

바늘도 넣을수 없게 빽빽한 진회색 구름으로 내일조차 어둡게 보이는데..

정월로 넘어선 지 벌써 3일째...
작심삼일에 벌써 ..결심 하나쯤 부서져 버릴시간이네요..
통장작을 다시 태우고 싶습니다..
엊그제.. 오랜 벗네에서 설 보낼 때.. 날씨가 추운 연고로..글구,
아랫목이 없는 연고로..친구는 장작을 많이 때어 주었습니다..
왜 그 집을 한 밤중에 나설 때면 MT 같은 것이 떠올랐는 지 그 이율
알 것습니다...  산이라 추운 동네...집들마다 겨울에 장작을 때어주니
학교 때 엠티 갔던.. 나무 타는냄새가 났던 거거든요...

후각이 예민하게 먼저 기억을 해낸 거였어요..옛날 기억을..

잠언 시집을 읽고 있었는데요...

< 1.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곳에 빠졌다.
난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 구멍에서 빠져 나오는데
오랜 시간이 흘렀다..


    2.
난 길을 걷고 잇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그것을 못 본 체했다.
난 다시 그곳에 빠졌다
똑같은 장소에 또다시 빠진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데
또다시 오랜 시간이 흘렸다


    3.
난 길을 걷고 있었다.
길 한가운데 깊은 구멍이 있었다.
난 미리 알아차렸지만 또다시 그곳에 빠졌다.
그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난 비로소 눈을 떴다.
난 내가 어디 있는가를 알았다.
그건 내 잘못이었다.
난 얼른 그곳에서 나왔다.


    4.
내가 길을 걷고 있는데
길 한가운데깊은 구멍이 있다.
난 그 둘레로 돌아서 지나갔다..


    5.
난 이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    


-  다섯 연으로 된 짧은 자서전  -


그래두..삼세번만에 자신이 있는 곳을 깨달았다니~...훌륭하네..
난 머리가 나빠..그래두 계속 빠질 거 같은뎅.;;.


피에수...
죠 히사시가 연주하는 이 곡..<Hana bi>는 <불꽃놀이>란 뜻 임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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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고

January 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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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도 빠지네요... 정말 말만 쉬운게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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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