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Aug, 2010

이삿짐 정리

머시라고 조회 수 3224 추천 수 0 목록
휴가를 하루 쪼개어 지난 9일(월) 이사를 했다.
8일(일)에 회사 행사가 있어 짐정리를 토요일까지 끝내느라 애 좀 먹었던 것 같다.

포장이사라서 정리는 버리는 일에 집중했다.
버릴 것과 간직할 것.
이 선택이 정말 어려웠다.

쓰레기통과 박스의 경계.
판결의 기로에서 손에 들려진 물건들이 저마다 자신이 간직되어야 할 추억들을 내세우는 변호를 듣느라 정리시간이 꽤 길어졌다.

3년 전 취업하며 학교 기숙사를 나와 박스 채로 옮겨놓은 짐들이 문제였다.
나름 의미가 있지만 그 후 거의 방치된 채 공간만 차지하고 있었기에 이들의 판결은 검사 측 의견을 존중했다.

스크랩하지 않은 채 모아둔 영화표, 서울의 작가교육원에 다니던 버스 승차표, 또 무엇들이 여덟 박스 정도는 됐는데 보름도 안 되어 기억나지 않는 걸보니 버리길 잘했다 싶기도 하다.

또, 다시 이사할 때를 대비했던 빈 박스들.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그리고 가스렌즈의 박스 및 스티로폼.
내가 이런 것까지 껴안고 살 필요가 있었나 싶은 허망함과 냉장고 박스는 설치시 기사께 가져가시게 한 걸 잘했다 싶은 위안감 등.

책은 변호사 측 손을 많이 들어줬고,
나머지 판결은 아내를 배심원으로 모셨다.

그 며칠 동안은 재활용품 모으시는 분들이 집 근처를 자주 서성이셨다.
List of Articles
sort

데자뷰

나체촌

아쉬움은 별로 빛나고

불면증 해소법

군입대

답답함,,

봄비,,오는 토요일

졸업식

얻은 것과 잃어가는 것,,

경칩 지난 밤.

부족함

탄핵

혼란

상처주기

우선순위

그런 날,,

진흙 속의 보배

친구를 찾아서

남긴 음식은 저승가서 다 먹어야 한다..

친하다 멀어지는 사람들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