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Oct, 2008

주인집 강아지 아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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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주인집에서 애완용 강아지를 키운다.
2층 오는 계단에 둥지를 튼 작은 강아지는
나와의 첫 대면부터 짖어대기 시작했다.
익숙해질 만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멍멍 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늦은 밤 발자국 소리가 클까 봐 조용히 대문을 여닫아도.
주인집 아저씨의 성화를 이기지 못한 사모님이 나오시기 전까지도.

나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강아지가 나에게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걸까.
전생에 나랑 아는 사이여서 누군지 알아봐주길 바라는 것일까.
계단 오르는 것을 멈추고 뒤돌아서
짖어대는 강아지 앞에 앉아 얼굴을 유심히 살폈다.
누구를 닮았을까? 할머니? 아버지?

요즘은 대문 앞에서 5초 내에 문을 열기만하면 짖지 않는다.

하루는 퇴근해서 대문을 열었는데 주인집 사모님이 계셨다.
인사를 드리니 3일 안에 누가 많이 왔다갔냐고 물으셨다.
찾아온 손님은 없었다.

강아지 눈 주위에서 피가 나고 낑낑거려서 병원에 갔더니
수의사께서 어떤 외부충격을 받았는지 물었고
몸은 뼈가 어떻게 되어 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누가 그랬을까요? 라고 말을 꺼내는데
강아지를 향했던 애처로운 눈빛은 난처함으로 변해갔다.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 내 앞에서 저 강아지가 평소처럼 짖기라도 한다면
몽땅 다 내가 뒤집어 쓸 판이었다.
입사 면접 때보다도 긴장되는 시간.

만일 아내가 사모님과 만났는데 강아지가 짖기라도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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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