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Nov, 2007

[늑대가 산다-2] 늑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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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숲에 온지 제법 되었고,
여우는 1년 5개월, 늑대는 반년 전쯤부터 살고 있다.
며칠 전 이사 온 고양이가 어제 처음으로 늑대를 불렀다.
‘늑대 씨~’
이전까지는 호칭없이 질문만 했었다.

예전 여우랑 토끼도 요즘 여우랑 고양이도,
자기들끼리는 언니 동생인데 늑대보고는 ‘~씨’란다.
늑대는 여우랑 3살, 토끼랑 6살 차이라 ‘~씨’로 그럭저럭 지내왔지만,
9살 어린 고양이한테 ‘~씨’ 소리를 직접 들으니 영~ 그렇다.

물론 고양이는 늑대를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여우에게 물어봤을 것이다.
여우랑 고양이가 6살 차이다.
여우는 고양이가 ‘여우 씨~’라고 부르면 어떤 기분일까.
늑대는 6살 어린 토끼한테 ‘~씨’ 소리 들으며 잘 지내왔는데.

늑대가 개울가 행사에 갔다.
식사하는데 살쾡이가 계속 ‘푸른숲 시장이 어쩌고 저쩌고’ 그런다.
'님'자는 못 붙여도 '께서'라고 말씀하심 어디가 덧나시나.
푸른숲 시장님은 늑대의 은사님이셨다.
살쾡이가 모시고 있는 들녘 총장님을 ‘들녘 총장이 어쩌고 저쩐다’ 하면 기분이 좋을까.

대통령 존함도 ‘이(가)’ 붙여가며 함부로 불러대는 시대라지만,
무례한 시대, 예의 없는 것들.
이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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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