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May, 2005

변명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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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부터 토익 공부의 일환으로 어휘 스터디를 하고 있다.
구성원은 남자 3명과 여자 3명으로 이루어져 있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5시부터 60분간 진행된다.

하루에 한 명씩 돌아가면서 문제를 출제하는데
당일 범위에서 30문제, 3일전 범위에서 복습차원으로 20문제를 선별한다.
총 50문제에서 틀린 문제당 50원을 지급해야 하고,
지각 시 1,500원, 결석은 3,000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처음 시작하기로 했을 때의 생각으로는
일상에서 한 두 시간 투자하여 공부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7년 동안 영어를 접었던 내게
그건 어림없는 일이며 오만한 착각이었고,
형편없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나는 잘못을 인정하고 더 노력하기는커녕
백신을 가동해 나를 보호하기 위한 변명을 시작했다.
우선, 네 사람은 휴학이나 졸업 상태고, 나는 재학 중이라는 것이다.
또, 세 사람은 이번이 두 번째 어휘 스터디라는 점이다.

핑계를 굳이 하나 더 대자면,
스터디 시간이 공무의 일상 업무를 마감하는 시간이라
실험실 생활을 하고 있는 내겐
급히 당일에 마무리해야 할 일이 생기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일 이런 변명의 요인들이 모두 사라진다면 어떨까.
(학업은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떠나) 재학 중이 아니라면,
두 번째 어휘 스터디를 하게 된다면,
당일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일이 없다면,
내가 과연 그들과 같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형편없는 결과의 요인은
위와 같은 핑계거리에 있지 않고,
나의 자세에 있지 않나.

어휘 스터디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나의 자세가 건성건성 했지 않나.
‘나는 뭔가 다르다.’는 특별성의 착각에 도취되어
모든 것을 쉽게 생각하고 결정하여
그냥 대~충 살아오지 않았는지.
핑계거리 찾아내는 기술만 익히고 있진 않은가.

이 글을 쓰는 것도
또 다른 구차한 변명의 늪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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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