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Oct, 2004

시월의 마지막 밤

머시라고 조회 수 3894 추천 수 0 목록
  낙엽이 아름답게 보이는 나이가 되었을 때, 이 날이 되면 사람들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지 묻곤 했다. 무엇을 기억하고 있냐는 것일까.. '어떤??' 되물어놓고 나는 그 사람과의 특별했던 기억들 중 지금 분위기에 적합할만한 추억을 되짚어 본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갑자기 왠 존대? 먼 기억...? // 시월의 마지막 밤을.. // 음.. 시월의 마지막 밤 혼자이지 않은 적이 없는데? ㅡ.ㅡ; //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최.. 누구? // 우리는 헤어졌지요. //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이 최씨야? //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금요일 밤에는 안 좋은 일이 있었고, 토요일에는 중학교 동창모임이 나를 더욱 외롭게 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라고 라디오에서는 최신가요가 옛노래에 쪽도 못쓰고 있는 것 같다. 하루 종일 한 시간에 한번씩은 '잊혀진 계절'이 들려온다. 이용씨의 것이 주류를 이루고, 김범수씨의 리메이크 곡도 가끔 들린다. 컴퓨터로 돌아온 나는 이 두 곡을 연속 재생해두었다.

  그런 금요일과 토요일이 지났고, 많은 사람들이 단풍을 보러 다녀오는 오늘, 잘해주지도 못했던 이의 생일이 되었다. 나와 함께하게되어 감정지수가 '10' 정도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까 공중에 떠 다니는 기분이라 흥분되고 좋지만, 발이 땅에 닿지 않으니까 그래서 불안하다고 했다. 너무 늦어버렸다.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나를 울려요~♬
  노래 한 곡 추가했다. Gloomy 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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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