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 2004

진흙 속의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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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진흙탕에서 보배를 발견했다..
몇 일의 산책이 계속 되는 동안,,
진흙탕 위의 보배를 보는 것은 나의 일과가 되었다.
하루 중,, 진흙탕에 들러 보배를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일때도 있었다.
보배를 보지 못한 날이면 괜한 찜찜함에 안절부절하기도 했다..

이런 봄쯤,, 누구의 친구가 보배를 가지고 싶어한다는,,
진흙탕에서 보배를 가져갈 지 모른다는 말을 친구가 전해줬다.

깊은 밤,, 나는 아무도 몰래 보배를 진흙에서 건져왔다.
그런 날 이후 서너달 동안 보배는 나의 전부였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보다 점점 많은 걸 기대하게 되었고,,
늘어가는 욕심에 진흙 속의 보배와 내 손 안 보배는 빛깔이 달라 보였다.
이건 아니다 싶어, 보배를 다시 진흙탕에 놓아두었다.

오랜 뒤, 진흙탕을 다시 찾게 되던 날이었다.
보배는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예전의 나처럼 가져갔나 싶었다.
"자네, 보배 찾나?" 길가 벤치에 앉아계신 할머니가 물었다.
"진흙 위에 놓인 것은,, 사람의 손길에 집었다 놓아지면,, 그 추억의 무게 때문에 가라앉고 마네. 그대로일때가 좋았겠다 싶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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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