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Dec, 2012

기쁜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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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랜만에 안도현시인의 겨울강물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강물이 돌아누울 때마다 강변에 부딪치는 소리가 머리 안에서 쏴~ 울리는 것 같군요.

정작 철없는 것은 눈이 아니라, 이리 빨리 섣불리 흘러가버리는 시간의 강물 앞에

무언가를 많이도 맥놓고 잃어버린 자신이 아니던가.. 하는 생각이 사무칩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마음에 고향같이 따뜻한 무언가를 바라게 하고 그리워하게 합니다.

고향일까요, 어머니..일까요.


가까운 친구들과 저녁 먹으러 갔던 어느 작은 동네의 한 귀퉁이가 예뻐서 찍어두었습니다.

그리 번쩍거리지 않지만, 마음에 별을 하나 바라보게 하는 그런 장면이라서.


귀한 분들과 아름다운 시간 보내시길.

photo (2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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