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은 작가 : 스토리가 잘 안 풀릴 땐 주로 여길 와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새로운 세상으로 통하는 길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작업실에서 안 보이던 캐릭터들의 마음이 보이기도 하구요.
인터뷰 기자 : 인터뷰 장소로 여기로 잡으셨다는 건, 오늘도 작업이 잘 안 풀렸다는 얘긴가요?
서영은 작가 : 예. 아시겠지만 어제 시청률이 떨어졌잖아요?
인터뷰 기자 : 안 그래도 아까부터 여쭤보고 싶었는데, 많이 속상하시죠?
서영은 작가 : 많이는 아니고, 인터뷰 약속을 지킬까 말까 고민스러웠던 정도?
전 같았음 엄청 울었을 거예요. 핸드폰 꺼놓고 잠 속으로 도망도 치구요.
근데 시청률 하나로 우리 드라마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60명이 넘는 스탭들이 배우들이, 감독님이, 제 대본 한줄 한줄을 읽고 또 읽고,
셀 수도 없이 찍고, 또 다시 찍고, 누군가는 다치고,
누군간 부모님 제사에도 못 가고,
누군간 출산하는 아내 곁도 못 지키며 그렇게 만드신 거예요.
근데 내가 울면, 그들의 그 힘든 수고가 헛수고가 되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