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와 채리 소주 앞에 놓고 마주 앉아 있다.
영주 일자린 새로 구했어?
채리 (까칠한) 요즘 형사들 한가한 가 봐~
영주 문선배가 걱정 하더라~
채리 이거 너무 영광이네. 여기저기서 내 일자리 걱정해 주고~
영주 (웃으며) 비꼬지 마. 진짜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채리 (영주 빤히 보다가) 오형사 진짜 마음은 뭐야?
영주 무슨 뜻이야?
채리 아무 남자 앞에서나 울지는 않을 거 아냐?
영주 .....! 봤구나.
채리 나... 준기씨 만나고 오는 길이야.
영주 ? (약간 놀라서 보는) 그래?
채리 우연히 몇 번 만났는데 준기씨도 내 실직에 아주 관심이 많더라.
음반제작자 친구 소개시켜 줬어.
영주 .....잘 됐네.
채리 진심이야?
영주 그럼 진심이지.
채리 ......(피식 웃다가) 결혼할 남잔데 질투 안 나?
영주 (역시 피식 웃으며) 글쎄~ ??
채리 고시~....왜 좋아해?
영주 (담담하게) 국밥~ 처음 경찰서 국밥배달 왔을때 진짜
아무생각 없는 사람처럼 밝더라~ 뭐 저런 남자가 있나 했는데....
국밥 아버지 얘기 듣고 나선 다시 보게 되더라~
채리 (영주 보는)
영주 너도 알지만 나~ 우리 엄마~ 마음 한 구석의 큰 짐이었거든.
근데 국밥도 나랑 똑같은 짐을 지고 있으면서,
너무 가뿐하게 짐을 들고 있는 거야. 하나도 안 무겁다는 듯이.
그 모습이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아무튼 자꾸 시선이 가더라.
영주 너도 국밥 좋아하잖아?
채리 난, 사랑~ 관심 없어. 난 내가 어울리는 물이 어딘지는 알아.
영주 어울리는 물?
채리 붕어가 바다에서 놀 순 없잖아. 난 댁들처럼 잘난 사람이 아니거든.
영주 ......!
채리 오형사~ 우리 가위 바위 보 할까?
국밥 내기! (살짝 주먹쥔 손을 내밀며) 손 좀 내봐~.
영주, 채리 가위 바위 보~ 한다. 영주가 이겼다.
채리 (웃으며) 잘 됐네~ 고시~ 오형사가 가져~
영주, 채리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아는. 그래서 좀 맘이 짠하다.
씬35 거리 일각 /N
영주와 채리 서 있다.
영주 많은 일이 가위 바위 보로 간단히 끝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채리 .......(영주 보는)
영주 (웃으며) 추운데.... 올라 가~
채리 오형사도 잘 가~
채리, 올라간다. 가는 채리를 보는 영주. 8부 71씬의 정도 얘기.
정도(E) 채리~ 진짜 맘에 있는 얘긴 꼭 꼭 숨기는 버릇이 있어.
영주, 돌아서서 간다. 올라가던 채리, 돌아본다.
걸어가는 영주 뒷모습 본다. 채리, 영주를 지긋이 보며
채리 그러게 사랑 같은 건 왜 해? 바보~ 너만 아프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