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 풀 죽은 얼굴로 들어와 툇마루에 걸터앉는다.
먼 밤하늘을 보는 정도. 이때 마루에서 재식 나온다.
재식, 정도 곁에 앉는다.
재식 신문 봤다.
정도 ....
재식 옷 벗으래?
정도 아뇨.... 해외로 2년 나갔다 오래요.
재식 음..... 그나마 다행이구나. 정도야~
정도 (재식을 본다)
재식 꽃피는 봄이 오면 푹푹 찌는 무더위가 다가오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었다 싶으면 살을 에는 한파가 몰아닥치지.
정도 .....!
재식 기다리자~ 한파가 지나면 꽃피는 봄이 오겠지.
산다는 게 말이야~ 영락없는 사계절이야.
정도 (피식 웃으며) 그럼 열대 지방 사람들은 어떡해요?
재식 ....(지긋이 보며) 거긴 시원한 소나기가 있잖니~
정도 할아버지~
재식 왜~
정도 아버지 구치소로 옮겼어요. 내일 우리 아버지 면회 가요.
재식 그래~ 그러자꾸나~
정도 할아버지, 제가 노래 하나 해드릴까요?
(노래 시작)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밤하늘을 바라보는 재식과 정도의 쓸쓸한 모습 ??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