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본: 김지우
인물: 기호태 역(송일국), 이기찬 역(강신일)
기호태 : 아, 저기요. 자기 자식을 버린 사람이 이런 거 써놓는다고 돌아오겠습니까?
이기찬 : 아기 엄마를 안심시키고 싶은 것뿐이야.
기호태 : 안심을 시켜요? 자기 자식 버린 사람을 안심시킨다구요?
그런 인간도 인간입니까. 부모도 인간도 아니에요.
그런 인간을 뭐 때메 안심시킵니까? 예?
저 애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습니까?
자기들 멋대로 자식을 낳았으면 어떻게든 지켜줘야지.
자식이 쓰레기예요? 왜 버립니까?
(한숨 고르고) 물론 이유야 있었겠죠.
근데 어떤 이유에서든 자식 버리는 부모,
절대 이해받아서도 이해해서도 안 되는 겁니다. 아닙니까?
이기찬 : 자넨, 자네가 왜 지금처럼 사는지 쉽게 답이 나오나?
자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사람인지 난 몰라.
그래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지도 않아. 할 수 없으니까.
다만, 상처는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똑같다는 건 알아.
어쩌면 상처를 준 사람이 더 클지도 모르지.
죄책감이란 괴로운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