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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끼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산고개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알밤을
주워서 올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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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실토실 알밤을 주워 오겠다고,
산고개 고개 넘어간 토끼는
알밤을 많이 주어 왔을까.
돈 벌어 오겠다고 무작정 상경上京하던 밤길.
새벽기차가 한강철교를 지날 때쯤
한강 물줄기 따라 요동치던 부푼 가슴들.
산고개 고개 넘어엔
어떤 좌절과 고통의 시간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몇 번의 토익시험 끝에 알밤을 줍기 시작했을까.
몇 급 산토끼 시험을 치뤘을까.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기차가 한강철교를 지날 때
한강 넘어 창 밖 여의도.
알밤은 많이 주었을까.
사람은 세상과 단절하려 산으로 가는데,
산이 싫어진 토끼는 어디로 갔을까.
집? 들? 강? 바다? 알카리? 판? 훔친?
죽은 토끼가 되진 않았길...
오늘 졸업하는 山형과 신사장 외 17명 모두
깡총깡총 뛰면서 밝게 산 토끼가 되어,
토실토실 알밤도 나날이 많이 주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