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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없이 흔들리는 부평초 일찌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에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에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 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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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후면 웹싸이트가 꺼진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맘이 급해지네요..
고정희 시인의 거침없고 씩씩한 말투가..마치 따뜻한 손으로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는 거 같아 위로가 됩니다..
<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너의 강 기슭을 모른다..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너의 골짜기를 모른다..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너의 통곡을 모른다.. > -외경 읽기 중에서-
91년 유월...지리산에서 사고로, 아까운 짧은 생을 마감한 님에 대한
안타까운 그리움..
< 내가 열반에 들거든 내 유품을 저 해남 땅, 대흥사에 모셔라.
해남 땅은 3 재(물, 불, 바람 또는 전쟁, 전염병, 흉년등의 재앙 )를
면할 수 있는 천하의 명당 이니라...> (서산대사의 유언 중)
고정희 시인은 그 해남 땅에서 태어난 시인입니다..
김남주 시인의 집과 불과 1.5 킬로 떨어진..삼산면..
이곳 머시라 넷에도 해남 땅의 산과 물에 둘러 싸인 가운데서,그 감성의
정기를 이어받은..시상이 꿈틀대는 시인이 계시다든데~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