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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비꽃에 대하여 >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툭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사랑이란 그런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 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 안도현, <그리운 여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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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과 같은 계절이고..,
지난 날들과 같은 길이고..,
지난 해에 피웠던 것과 같은 꽃인데..
같으면서 다른 것이 있습니다..
김춘수님의 시 중에..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어쩌면 이야기 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이렇게 풀어나가는 시가 있더랬습니다..
내 앞에 피어난 제비꽃이.., 봄이 피워놓고 간 제비꽃이 귀하여
자꾸 자꾸 들여다 봅니다.
연한 보랏빛을 멈칫멈칫 드러내며..나서기 싫어하는 제비꽃을..
길 가에서 안아올려 마음에 심었습니다.
제비꽃을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음에 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