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리님의 글을 통해,,
저번에는 고흐에 대해,,
이번에는 다나까 마사시라는 작가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시리님의 광화문 우체국 100원짜리 커피가
저의 맛있는 추억 하나를 생각나게 하네요...
수능이 끝나고 무작정 찾아온,
낯설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하던 도시..
눈이 얼마나 내리던지.. 온세상이 하얗게 뒤덮여버려,
지구의 다른 어떤 곳에도 해가 뜨지 않을거라 확신되게 추운 어떤 날,...
얼다시피 젖어버린 신발을 이끌고 처음 이 캠퍼스에 발을 딛었을 때
그 시절엔 그 곳, 이 시절엔 이 곳이 되어버린 기숙사
이 곳으로 고등학교 선배를 찾아 향하던 길...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사람들이 가리킨 손 끝을 향해 걷던 길..
어찌그리 끝도 없이 멀던지.. 춥던지.. 배고프던지..
혹독한 고통을 느끼며, 몰아치는 눈 속에 길을 걷는데,
캠퍼스 잔디밭에서 나뒹굴며 나부끼며
즐거움 가득한 모습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
세상으로부터의 소외감을 감추려, 헛것을 보고 있다고 다짐하고 또 되새겼다.
이 길은 현실이고, 저 잔디밭은 천국이거나 꿈 속이 확실했다.
발이 얼어버려 감각이 없었다.
밝은 빛을 지녀 따뜻할 것 같은 건물로 향했다.
엉덩이 힘만으로 발을 끌었다.
커피 자판기가 보였다.
동전을 넣었다..
이상하게도 하나밖에 안 넣었는데,,
벌써 버튼에는 빨간 불이 들어와 있었다.
가격을 보니 100원이었다.
발이 가장 춥던 날, 손은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커피를 감싸안았다.
이 학교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