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늘 날아 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딱 한번 땅에 내려 앉는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
- 아비정전 중에서 -
요즈음~..
아껴가며~..빠져 보던 "부활"이 끝난 후에 드라마 시티~를
이 구석 저 구석~ 딜따 보고 있습니다.
단막극의 묘미가 이런 것이구나아~..혼자 감동도 하고 중얼 거리기도 하고.
며칠 전에는 6월에 방영되었다는 <장국영이 죽었다고~?> 라는 작품을
보았습니다..
패왕별희로 인해 깊이 각인되었던 그의 투신 소식을 접한 것도
얼마 전인 듯 한데, 그 사이 2년이 넘어가 있더군요.
경민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수진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두 가지의 다른 이야기가 같은 시간의 강물 위로 흘러갑니다.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한번 보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만..
먼길을 달려가서..산을 기어올라..철쭉꽃 덤불 아래에 숨어서야 비로소
꺼억꺽 울 수 있던 남자의 그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연분홍 철쭉의 바다..운봉의 바래봉 철쭉이 생각나는..)
수없이 방송국에 써보낸 글과 당첨경품들.
도대체 어째서 그렇게 많은 경품이 필요 했느냐고 묻는 순경에게
그가 한 말이 있습니다.
"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요.."
살아간다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살면서 걸리는 감기들.. 홍역들..때로는 부딪치고, 삐고..
메리 포핀스의 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메리 포핀스와의 긴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잠자리에 들려는 아이들에게
감기약을 건네죠.
약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콧등을 찡그리구요~.
메리 포핀스는 아이들에게 한번 맛보라고 강권하고..
암튼..입에 약을 넣은 순간~아이들은 환호합니다~..
이건 약맛이 아니야~.. 딸기 맛인데~??
A Spoonful of sugar makes medicine go down~~
in the most delightful way~..
살다보면 삼켜야 하는 여러가지 일들..
해야만 하고 버텨야만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일들.
그런 높은 고개를 넘어가도록 도와주는 한 스푼의 슈가는..무언지..
오늘 만나는 이해인님의 시가.. 참 따뜻합니다..
친구야, 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앉아
하늘 냄새를 파닥이는 작은 새가 되고 싶다
사는 일의 무게로 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
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
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 고운 새가 되고 싶다.
모든 이를 다 불러 모을 넓은 집은 내게 없어도
문득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 다시 짓는 나의 집은
부서져도 행복할 것 같은 자유의 빈 집이다.
- 작은 새가 되고 싶다 / 이해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