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옆모습, 자꾸 말하다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 옆모습, 안도현님 -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中 >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모습은 앞모습과 뒷모습을 모두 담고 있는 거라고..그러네요.
엊그제는 가깝고도 먼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서려던 베이커리 밖에.. 얌전한 의자가 있었습니다.
나란히 앉으면 옆모습을 바라보기 좋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앉으면.. 옆사람이 바라보는 방향도 보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에서 본다면 옆사람의 눈이 어느 부분에서..어떤 시점에서
반짝거리는지..눈빛에 힘이 실리는지도 알 수 있겠지요.
앞에서 마주보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뒤에서 본다치면.. 눈이 빛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어떻게 시인은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있었는지..부러워집니다.
엊그제 찾아간 어느 포도밭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프로스트의 시에서 똑 그렇게 말했듯..
길 건너편에서 그 두 길을 오래도록..내려다 보았습니다..
길 하나는 넓은 길..사람도 차도 많이 가는 길..
작은 길은 사람의 오가는 흔적이 별로 안 보이는 길..
어느 길로 가나..후회를 안 할까..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동요를 한꺼번에 몰아봤더니..글투가..딱 그 투입니다~..크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