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Apr, 2003

김광욱 - 지란이 피는 천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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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란이 피는 천랑에서♧

언제든지 그리울때면 한밤중이나 새벽이라도
아무 구애없이 만날 수 있고
비바람이 불거나 눈내리는 밤에는
더욱 사무치는 마음으로 만나
고독함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생살이 고달프고 괴로워서
안으로 삼키다 남은 눈물을 닦아주고 위로해 주며
괴로움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난에 찌들여 허술한 차림으로
한대박 쌀을 사가는 초라한 모습을 보아도
수치스러워 하지 않고 남 앞에 흉보지 않으며
내 무능력함에 욕하지 않는 친구

병들어 인정이 표백된 병실에 누웠을때
지루하지 않게 동화책이나 에세이집을 읽어주며
근심어린 마음으로 밤을 지새우고서도

밝은 미소로 내곁을 지켜줄 수 있는 친구
언젠가 내가 죽은 후 일지라도
오다가 몇송이 들국화를 들고 정막에 묻힌
무덤을 찾아와 물망초처럼 생존에 나를 그리며
한방울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나는 이토록 황량한 인생의 벌판위에
홀로서 있어도 고독해 하지 않고
무거운 수레를 끌고 삶의 언덕을
홀로 올라도 힘들어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것을 다 잃어도 모든 것을 다 소유한
풍요로운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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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속터져도 좀처럼 편안해진다. ㅡ.ㅡ;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와 후배들, 그리고 선배들이 나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의 내 고통을 치료하는 의료진은 아니지만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만으로 내게 힘을 주는,,
살 맛나는 세상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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