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Apr, 2003

최영미 - 선운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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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전북 고창군 아산면 심인리에 선운사로 불리는 절이 있어.
보고 또 봐도 좋다. 무지~
딱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멋. 음~
눈으로 볼 수 없는 수수하고 깊은 맛이 있거든.
흔히 선운사 동백 숲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신록으로 덮인 여름도 빼놓을 수 없는것 같애.
고창 질마재가 고향인 미당 서정주도
동백을 보러갔다가
막걸리집 육자배기 가락에 취해 선운사를 노래했다.
나도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막걸리 한잔 했지...^^;

선운사 주변에는
끈끈한 우리네 민중의 역사도 그대로 남아 있어.
왜구에 맞서 싸웠던 모양성,
그리고 동학혁명의 자취….
뭐니뭐니해도 선운산 너머에는 넉넉한 서해 바다가 펼쳐진다.
나는 그 바람에 날았다.

나는 선운사에 가본적이 없다.

그녀가 남기고 간 말이다.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혼자서 남도 이곳저곳 많은곳을 둘러봤지만
선운사로는 발길이 쉽지 않다.

하품을 하며 잔디에 드러누은 그녀가 말했다.
이짜너~ 거기 최영미씨 알지? 선운사에서라는 시!
그게 비석으로 하나 세워져 있거든...?
그 비석에 내가 뽀뽀했으니까, 나중에 너도가면 뽀뽀해..

잠시 잠든 그녀를 두고 앵두같은 석양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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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한참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 송창식 - 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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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