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Oct, 2008

최형심 - 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

보시리 조회 수 16963 추천 수 0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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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50년 7월 5일 쇼핑목록


1. 압축된 고요 한 캔 (알프스의 아침 공기와 2:1로 잘 섞어서 쓸 것)
2. 혈압 높은 부모님을 위한 염분을 쫙 뺀 바닷소리 2장
3. 옷걸이에 걸 수 있는 정오 세 가닥
4. 가을바람 두루마리 한 롤, 빗소리 커튼 두 마, 한 장씩 뽑아 쓸 수 있는 시원한 그늘 스무 장 (패키지로 구입)
5. 문상용 순도 100% 눈물 1리터 충전 (올가을 결혼식용 웃음은 휴가 끝나고 충전 할 것)
6. 냉동 꿈 2조각 (해로운 첨가물인 ‘개꿈’이 들었는지 품질표시 반드시 확인)
7. 남편 3호 (여행에는 잘 생긴 3호가 적당. 지금은 3호 성수기이므로 절찬 세일 중. 잠자리용 근육질 1호와 돈벌이용 머리 좋은 2호는 여름동안 잠시 코드를 뽑아둘 것)
8. 휴대가 간편한 접었다 펼 수 있는 깜깜한 밤
9. 1492*년 행 여행 티켓 2장 (바다와 모험이 있는 최고의 여름 휴가 상품. 직항은 비싸므로 2000년 역에서 갈아타는 저렴한 상품으로 구입)
10. 심심할 때 씹을 상사 한 세트 (사장, 전무, 부장, 차장, 과장, 대리 5시간용 풀세트 구입. 1시간용 입사 동기 세트를 덤으로 끼워줌)

  ※ 50년 할부로 구입한 절친한 친구 네 명은 잦은 트러블로 반품처리


   * 1492년 : 콜롬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해
                      
  - 시와 문화, 2008년 가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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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충전할 때라는 말이 되는군요. (참조- 5 항 )

요즘은 개꿈이 별로 나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꿈을 잘 기억하면 가끔 메모도 하지만,
(혹.. 끄적거리는 소재로 쓰려고)
기억이 아사무사.. 불분명하면, '흠.. 개꿈이군.' 하고 구석에 밀어버릴 뿐입니다.

꿈..하니까 일전에 읽은 '살례탑'이 생각나는군요, 몽골어로는 '살리타이'라고 읽는답니다.
고려를 정벌하기위해 침공하던 몽골군의 대장군인 살리타이가 770년 후, 대한민국의 17세
소년으로 환생 당(?)한다는데.
환생의 목적이라는 것이 대고려의, 그리고 부모와 동족의 원수인 그(살리타이) 자신을 심판
하기 위함이라는, 지극히 지역편파적 대명분이었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770년의 공간을
타임슬립하여 와따리 가따리, 주인공을 힌트도 없이 생고생시켜가며 꿈인양 생시인양 끌고
다닌다는 씨나락 까먹는 sci-fi 픽션 개꿈 이야기입니다, 근데..재미있게 읽었어요.
노미영 작가의 <살례탑>, 전 8 권, 중앙 코믹스. 절찬리 판매중..(이겠지요, 아마도~? ^^)

꿈같은 이야기.
그러나 사람은 항상 그 꿈같은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현실화시켜왔습니다.
꿈은, 그.. 이적의 <거위의 꿈>의 노랫말에서도 나오는 것처럼, 그 꿈을 믿을 때만이
꿈이 이루어질 기회가 만들어지리라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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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모를 비웃음, 내 등 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 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나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 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 날을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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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October 13, 2008

쥔장님, 글쓰기 올리는데, 시키는 데로 해도 에디트모드가 안되어 그러나..
시의 녹색 글자가 전처럼 생성이 안되고 보시다시피.. 예쁜 그레이로 나옵니다.
글고, 글의 폰트 크기와 色등을 명령하는 싸인들이 이행이 안되고 그저 그냥
그 글자모습 그대로 올라옵니다. 무엇이 변한 걸까나요~~~..
profile

머시라고

October 13, 2008

자유게시판 이외에는 에디트모드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꺼번에 붙여넣으셔서 싸이들이 다 지워졌었나 봐요.ㅋ
많은 시간 공들여 주신 좋은 시와 사연 감사합니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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