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Aug, 2007

박남희 - 이카루스식 사랑법

보시리 조회 수 7809 추천 수 0 목록
□□□□□□□□□□□□□□□□□□□□□□□□□□□□□□□□□□□□□□

      이카루스식 사랑법


      너에게로 이르는 길은 늘 험난하다

      문득, 길이 끝나고
      길 끝에 벼랑이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수만 갈래로 갈라져
      너에게로 빨려들어 가는
      저 알 수 없는 생의 눈부심

      이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내 몸을 산산히 부숴뜨려
      내 실핏줄을 수 없이 나누어
      눈부시게 눈부시게
      너에게 나를 전송하는 것

      그리고, 눈이 부셔 캄캄하게
      밀랍의 날개를 달고
      너에게로 날아오르는 것


□□□□□□□□□□□□□□□□□□□□□□□□□□□□□□□□□□□□□□


아..
추락이 예정되어있는 상승. 아니, 운명의 눈을 바꾸어 보자..
상승을 꿈꾸는 추락.

내가 미처 가져보지 못한 치열한 열기에 놀라 잔뜩 움츠러들지만
눈만은 마치 인력이 작용하는 듯이 끌려 들어가버려서..
그 수직으로 떨어져 수만갈래 파편으로 부서지고 흩어지다가, 박차고 오르듯
태양을 향해 실같은 물길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쉽게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50 김정란 - 말을 배운 길들 보시리 2008-02-25 16769
149 이성복 - 물가에서 머시라고 2007-09-16 16757
148 도종환 - 가을비 file [1] 머시라고 2004-11-01 16468
147 이정하 - 그를 만났습니다 박찬민 2003-04-09 16062
146 박우복 - 들꽃 편지 file 보시리 2005-06-10 16016
145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보시리 2012-06-26 15931
144 류시화 - 목련 머시라고 2003-04-15 15928
143 박상순 - 네가 가는 길이 더 멀고 외로우니 보시리 2007-04-19 15900
142 정끝별 - 그만 파라 뱀 나온다 [2] 보시리 2009-12-09 15875
141 나희덕 - 비에도 그림자가 머시라고 2005-01-31 15808
140 기형도 - 바람은 그대 쪽으로 file 보시리 2007-06-25 15792
139 이정하 - 사랑의 이율배반 file [1] 머시라고 2004-04-19 15779
138 이정하 -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file [1] 머시라고 2004-04-24 15669
137 정호승 - 밥값 보시리 2009-09-30 15546
136 안도현 - 단풍 박찬민 2003-08-14 15497
135 박제영 - 가령과 설령 보시리 2007-04-10 15381
134 류시화 - 패랭이 꽃 [4] 보시리 2005-05-08 15272
133 김춘수 - 西風賊 file [1] 보시리 2012-01-02 15139
132 도종환 -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3] 보시리 2005-01-25 15112
131 김현승 - 고독 [1] 박찬민 2003-06-06 15038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