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Sep, 2008

[re] 순 내 얘기 - 댓글에 연이어

보시리 조회 수 2330 추천 수 0 목록

 

그게 그렇습니다.
또, 지겨워 물릴만한 얘기를 다시 하자면,  걱정의 40 %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고,
30 %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고, 22 %는 사소한 것이고, 4 %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단 4% 만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한 것이므로 우리는 결국,
겨우 모든 걱정의 4% 때문에 과장되게 분노하고 슬퍼하는 것이다..

 

어니 젤린스키의 말이던가요.

 

위로가 되는 말이긴 하지만, 읽다보면 답답해집니다..

 

4 %만으로도 걱정을 허술히 보는 것은 오만인지도 모르고,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로, 암은.. 걸린 사람에게는 단 1 %, 때로는 그보다 더 희박한 확률을 뚫고 접근하니까요.
그래서 그 1 %도 안되는 확률 때문에, 예방의학은 우리에게 정기검진 받으라고 소리소리

지르지 않던가요.. ㅋ

 

물질의 위기는 물질의 위기 그 자체이죠, 때로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 압박합니다.
그것을 벗어나는 길은 별로 다양하지를 못합니다, 죽어라 각개전투하기.. 가끔은

그래도 너무 어려운.


그 상황에서라면야 저도 - 제 아무리 용가리통뼈라도 경제적인 것을 1 번 순위에 놓고
단발마의 비명을(?) 지르며.. 돌파구를 향해 불꽃이 튀게 허버~ 뛰어야죠..
 
그럼에도, 100 미터 뛰는 것과 800 미터 뛰는 것, 혹 마라톤에 뛰는 방식에 있어서

힘의 분배가 사뭇 달라야 하듯, 위기의 기간이 길어질 경우..에는 그 힘 조절을 하는데,

또 주위를 둘러보는데 대한 관점이 달라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황이 바뀌지 않을 어려움의 긴 시간이 앞에 놓여질 경우에는 우리는 우리의 마음,

soul 이 살아나는 것에 더 관심을 주어야하지 않을까요, 오래 버텨야 하니까.

 

어떻하면 사소하게라도 내 마음이 즐거움을 느낄까.. 기쁨을 느낄까..

그것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야 할 겁니다.

일템, 땡볕에서 오래 일한 뒤 들이키는 한 잔의 찬물 같은 것.

 

의외로 그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습니다, 큰 일이 요구되지도 않습니다.

그 짧은 즐거움들이 우리를 살립니다, 우리의 소중한 사람을 살리구요,

그리하여 소중한 관계를 살리고 말이지요..


 

그래서, 생명을 걸고 그 즐거움의 요소들을 자꾸 그러모아야 합니다.

그런 요소들이 다양하게 많을 수록, 가혹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어려움의 터널이

찾아올 때, 터널의 끝으로 빠져나가기까지 덜 지치고 갈 테니까요.

 

 

paradigm shift. 발상의 전환이라고 해얄라나..

 

그런 소문이 있었습니다.

어떤 경제 전문가가 말씀하시기를, 일전에 천정부지로 솟던 쌀값에 이어,

다음에는 면(cotton) 부족 현상으로 의류값이 난동을 부릴 것이다. 이유인즉슨,

바이오에너지의 개발을 위해 목화밭을 몽땅 갈아엎고 옥수수를 심을 것이기 때문에

이차적으로 면파동을 유래시킨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장에..,

입지 않아, 단체에 기부하려고 내어놓으려 했던 가방보따리를 죄~ 들여왔습니다.

말짱한 면티셔츠, 면바지, 면,면.. 아.. 이거시 다 돈이여~!!

 

옷을 물려서 안 입지, (너무나 맘에 들어, 그것~~만 입은 것이 아닌 한) 떨어져서

못 입게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따라서, 옷이 너무 많았습니다, 떨어질 때까지 입으려면

평생 입어도 다 못입을 것 같았습니다.

 

갑자기, 옷 사는 일이 시큰둥해져버렸습니다. 배가 불렀습니다.

내가 너무 부자 같았습니다..

 

 

집..

 

사고 싶다고 생각을 한 일이 있습니다.

집을 보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집을 보고 다니자니 마음이 일렁거렸습니다.

손만 뻗으면 내 집일 수도 있겠다 싶고, 그 안의 나를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작지만, 근사했습니다.

적어도 내 주위에, 내 정도 길이의 삶의 경력을 지닌 사람 중에 집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은 그리 흔치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나 혼자 뒤지는 느낌이 없던 것도 아닙니다.

 

그 댓가를 계산해보았습니다.

융자의 연리를 적용해보았을 때, 아무리 소박한 집이라도 그 이자는 월급을 압박했습니다. 아니,

원금은 밀어놓고 이자만으로도 휘청거렸습니다.

도무지 그 예쁘장한 집에 들어가 보낼 시간이 없어 보였습니다, 일을 적어도 두 탕은

뛰어얄테니까.

매달 실수나 착오도 없이 꼬박~꼬박 닥쳐올 납/부/ 기/일.

 

그러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무서워지지 않으려나, 발걸음이 납덩이같이 무거워지지

않을까, 아, 저 애물단지~!!

 

그래서..ㅎㅎㅎㅎ

핑계을 대자면 그래서 나는, 남에 대한 뽀다구보다 사소한 평화를 갖기로 했습니다.

뽀다구 때문에 내가 지불해야 하는 것, 그로인해 잃어버릴 시간들, 에너지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

 

친구들은 그때, 많이 충고를 했습니다, 그래도 부동산이 재산형성의 지름길이라고.

(물론... 서브프라임 난동사건 전의 발언이지요.)

 

그 친구들이 저에게 잘못 어드바이스 할 뻔 했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그 와중에도, 태풍의 물결 틈새에서, 물결이 닥치기 직전에 치고 빠져, 

서브프라임 바로 전에 집을 팔고 상당한 이윤을 남긴 친구들이 있으니 말이지요~.

 

어쨌던, 그것은 다른 누군가의 엄청난 손해가 있기에 발생된 이윤입니다.

 

 

제가 부러운 사람은..

즐겁게 사는 사람입니다.

즐거운 것과 재미있는 것은 같이 있을 때도 많지만, 늘 같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나를 즐겁게 만드는 것을 찾기 위해 눈이 빨개지도록 (혈안 ^^) 크게 뜹니다.

꽤 종종, 주변을 즐겁게 하면 내가 즐거워진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뭐.. 저는 그렇게 살고 있다는 얘깁니다.

너무 길어서 <이제 고만 와!! > 그러실 것 같은 두려움 속에,

이쯤 하고 냅따~ 사라지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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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리

September 2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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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라넷 문 두드리는 일은 즐겁습니다.
그러므로, 자꾸 옵니다.. 눈 빨~개설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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