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Dec, 2006

모퉁이 직전

보시리 조회 수 3971 추천 수 0 목록


        
      반달만한 집과
      무릎만한 키의 굴뚝 아래
      쌀을 씻고 찌개를 끓이며
      이 세상에 여행 온 나는 지금
      민박중입니다.
      때로 슬픔이 밀려오면
      바람 소리려니 하고 창문을 닫고
      알 수 없는 쓸쓸함에 명치끝이 아파오면
      너무 많은 곳을 돌아다녀서 그러려니 생각하며
      낮은 천장의 불을 끕니다
      나뭇가지 사이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손톱만한 저 달과 별
      내 굴뚝과 지붕을 지나 또 어디로 가는지
      나뭇잎 같은 이불을 끌어당기며
      오늘밤도 꿈속으로 민박하러 갑니다

       -   민박 , 권대웅   -


' 한 해, 내 손 안에 있소이다~' 를 나직히 눌러 부르짖던 오만함이 싹~ 달아나는 세밑입니다.
올해는 뭔가 달라보겠다고 다짐했는데, 달라진 것은 숫자 뿐이네요.
어디에선가 그런 말이 있었는데~.
항상 그렇고 그런 일상의 지루함도, 자잘하게 일렁이는 삶의 어려움에 잠시라도 부딪치기만 하면
곧장 천상처럼 그리워진다고.

The kaleidoscope of life.
요지경 인생.

그래도, 그래서 하루하루가 덜 지루하긴 하겠지요~?
요지경처럼, 사는 일이 우리를 마구 희롱할 때..
'그러니까.. 살 맛도 나는 거 아니겠냐'고.. 담담하게 맞받아쳐,
<낙심>이란 녀석을 홱~ 되돌려보낼 수 있는 그런 야무진 새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7년, 복 많~이 받으세요. ^^*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639 새벽에 머시라고 2003-04-02 4204
638 정월의 인디언 이름 file [2] 보시리 2006-01-11 4203
637 간만에 두리번. file 보시리 2006-04-02 4189
636 11. 허영심 많은 사람 file [3] 보시리 2006-07-31 4188
635 [기행문] 구름이 머무는 곳으로의 발걸음 (PDF) 머시라고 2003-04-07 4182
634 첫빠따 정식이 2003-04-02 4154
633 伏날~? 福날~? file 보시리 2005-07-15 4122
632 이라크 사람들 머시라고 2003-03-31 4119
631 물고기 쥔장님~ file [2] 보시리 2006-03-09 4111
630 4 Mosirago... Droopy 2007-01-09 4107
629 멋지네요..^^ 후평 2003-04-02 4100
628 절~때로..? [1] 보시리 2007-02-22 4098
627 글게~,잠 깨시라고 한 방.. [2] 보시리 2007-03-25 4073
626 빙~빙 돌다가 [1] 보시리 2006-12-23 4059
625 크리스마스 이브가 가기 전에 보시리 2007-12-24 4046
624 `권위적 상사` 이렇게 대처하라..`관리법 5계명` 참을만큼 2011-05-10 3987
623 탱글탱글한 시작을 위하여 보시리 2007-11-12 3977
622 영화 '오아시스'를 보고 (PDF) 머시라고 2003-04-11 3971
» 모퉁이 직전 file 보시리 2006-12-21 3971
620 내 한마디 말이 머시라고 2003-04-10 3953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