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Dec, 2012

기쁜 크리스마스가 되시길

보시리 조회 수 17143 추천 수 0 목록

겨울 강가에서 - 안도현

어린 눈발들이, 다른 데도 아니고
강물 속으로 뛰어 내리는 것이
그리하여 형체도 없이 녹아 사라지는 것이
강은, 
안타까웠던 것이다
그래서 눈발이 물위에 닿기 전에
몸을 바꿔 흐르려고
이리저리 자꾸 뒤척였는데
그때마다 세찬 강물 소리가 났던 것이다
그런 줄도 모르고
계속 철없이 철없이 눈은 내려,
강은, 
어젯밤부터 
눈을 제 몸으로 받으려고
강의 가장자리부터 살얼음을 깔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랜만에 안도현시인의 겨울강물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강물이 돌아누울 때마다 강변에 부딪치는 소리가 머리 안에서 쏴~ 울리는 것 같군요.

정작 철없는 것은 눈이 아니라, 이리 빨리 섣불리 흘러가버리는 시간의 강물 앞에

무언가를 많이도 맥놓고 잃어버린 자신이 아니던가.. 하는 생각이 사무칩니다.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마음에 고향같이 따뜻한 무언가를 바라게 하고 그리워하게 합니다.

고향일까요, 어머니..일까요.


가까운 친구들과 저녁 먹으러 갔던 어느 작은 동네의 한 귀퉁이가 예뻐서 찍어두었습니다.

그리 번쩍거리지 않지만, 마음에 별을 하나 바라보게 하는 그런 장면이라서.


귀한 분들과 아름다운 시간 보내시길.

photo (25).JPG

List of Articles
번호
639 [re] ... 보시리 2007-08-12 3050
638 누구를 위한 삶인가.. <사생결단 OST> [2] Droopy 2007-06-27 3909
637 쩐의전쟁 신동욱 발음 어록 [1] Droopy 2007-06-10 3922
636 [펌글]더 깊이 울게된 乾川이 소리를 낸다…詩가 흐른다/ 나희덕 [1] 보시리 2007-06-07 14086
635 윈도우Vista 노트북에 윈도우XP 깝니다. file [2] 일사천리 2007-05-20 11693
634 벗어남 보시리 2007-05-04 11315
633 게임 잇기 ^^ [2] 보시리 2007-04-24 3725
632 테스트 판독 [1] 보시리 2007-04-24 4241
631 숫자해독게임, 재밌네요. file [2] 머시라고 2007-04-16 11411
630 헛소리 퍼오기 보시리 2007-04-11 3854
629 오늘 [2] 우체통 2007-03-28 12128
628 글게~,잠 깨시라고 한 방.. [2] 보시리 2007-03-25 4073
627 왜냐하면 file [1] 보시리 2007-03-11 3847
626 수리 수리 컴수리 - 컴퓨터 수리 광주 file [3] 일사천리 2007-03-07 3789
625 절~때로..? [1] 보시리 2007-02-22 4098
624 미제 수학해법 file 보시리 2007-02-20 3861
623 4 Mosirago... Droopy 2007-01-09 4107
622 [re] 정말요~? [1] 보시리 2007-01-10 3892
621 새해를 기다림 file [3] 보시리 2006-12-31 3814
620 빙~빙 돌다가 [1] 보시리 2006-12-23 4059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