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Nov, 2005

옆모습

보시리 조회 수 3102 추천 수 0 목록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옆모습, 자꾸 말하다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 옆모습, 안도현님 -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中 >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모습은 앞모습과 뒷모습을 모두 담고 있는 거라고..그러네요.
엊그제는 가깝고도 먼 곳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서려던 베이커리 밖에.. 얌전한 의자가 있었습니다.
나란히 앉으면 옆모습을 바라보기 좋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앉으면.. 옆사람이 바라보는 방향도 보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바라보기.
옆에서 본다면 옆사람의 눈이 어느 부분에서..어떤 시점에서
반짝거리는지..눈빛에 힘이 실리는지도 알 수 있겠지요.
앞에서 마주보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뒤에서 본다치면.. 눈이 빛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어떻게 시인은 그런 생각을 해낼 수가 있었는지..부러워집니다.

엊그제 찾아간 어느 포도밭에는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
프로스트의 시에서 똑 그렇게 말했듯..
길 건너편에서 그 두 길을 오래도록..내려다 보았습니다..
길 하나는 넓은 길..사람도 차도 많이 가는 길..
작은 길은 사람의 오가는 흔적이 별로 안 보이는 길..
어느 길로 가나..후회를 안 할까..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서동요를 한꺼번에 몰아봤더니..글투가..딱 그 투입니다~..크핫~!!



profile

머시라고

November 13, 2005
*.131.40.183

보시리님은 어떻게 저 시에서
 앞에서 마주보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고..
 뒤에서 본다치면.. 눈이 빛나는 것을 알 수가 없고..
를 생각해낼 수 있으셨는지 부럽네요 ^ㅁ^
profile

보시리

November 13, 2005
*.132.33.102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무엇을 볼 때..그 눈이 빛나는 걸까가
정~말로 궁금하니 그런 생각이 떠오른 거 아니었을까..싶기도 하고..

서동요..를 보면서..
<사고를 확장 >시키는 것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덕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오~~^^*
profile

애린여기

November 13, 2005
*.214.159.144

흠...글을 읽으면서...문득....몇 년 전의 제가 떠오릅니다...
어떤 모습인고 하니...
휴가나온 친구와..말없이...그렇게 몇 시간을...서로 딴 짓을 하면서....
방안에서...머스마 둘이...

그 때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왜 그러는지...
물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그런것은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근데 왜 과거형이냐구요???
지금은...표현하는 법에 익숙해지는 모양입니다...
예전엔 느끼고...그냥 침묵으로....이해했다면...
이제는...느끼면 표현해 주는 것....
그런데.. 표현하다 보니까 가끔은 잘못알고 있는것도 있다는...
알았다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자체가 착각인 때도 있었다는 것
그런 이유지요...

21년이란 시간동안 친구였다고..늘 함께였던 것은 아닌데..
많이 안다고 느끼고,, 이해햇다고 느끼는 것...
그게 군데 군데 어긋나 있는 부분이 끼워맞추기도...
벌어진 간격이 끼워맞춰지는데..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되어..또 멀어진 느낌..
그런 경험을 했었답니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때문에 빛나는지...
정말 소중하기 때문에 다가서서 그것을 같이 바라보고 찾아보고는 있지만...
그것을 함께해서가 아니라...함께하기 위해서라는거...
그래서,,,너에게 가려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것....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걸로도 위안이 되었다는 것...
앞에서 마주보면 그 사람의 눈에서 그 사람이 보는 것을 ...
뒤에서 본다치면 그 사람이 걸어가는 곳을.....
그런 걸 알아도 그 사람이 왜 보는지 왜 가는지를 알기 위해....

너무...쉰소리햇군요...^^:
profile

보시리

November 13, 2005
*.132.33.102

어휴~..콕 찝혔습니다..^^
profile

머시라고

November 14, 2005
*.131.40.183

10줄 이상은 [답변쓰기] 기능을 이용하세요 ^ㅁ^
profile

가라한

November 16, 2005
*.25.139.159

애린여기님의 긴~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하나.. 아~ 님이 남자였구나..
닉넴의 느낌이 여자분일것 같았거든요...
두울.. 이렇게 긴 글이 간단답글로도 쓸 수 있구나..
셋.. 설마 이렇게 긴 글을 여기 쓰려고 쓴게 아닐거야..
그냥 쓰다보니 그렇게 된거겠지..

이러고 마지막까지 오니 머시라고님 말이 눈에 확~ 들어와 결국 웃었습니다..
저도 답변쓰기에 걸릴까요??
profile

가라한

November 16, 2005
*.25.139.159

다행입니다..
빈줄 포함 9줄이네요.. ^^;; 휴~~~
profile

머시라고

November 17, 2005
*.131.40.183

소심하지 맙시다. ^ㅁ^
profile

애린여기

November 18, 2005
*.214.159.144

ㅎ.ㅎ;;; 남자 맞습니다..맞고요...
음...그러게요...쓰다보니..길어진다는...그 말씀..
ㅎㅎㅎ 정말 그렇더라구요...
늘~~~~
List of Articles
번호
519 언제나 생기발랄한... file [7] Droopy 2005-12-30 3929
518 놀라지 마시오~. file [3] 보시리 2005-12-24 3181
517 Happy Holidays~!!!! file [2] 보시리 2005-12-22 2484
516 힘 내세요~. file [3] 보시리 2005-12-18 2677
515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질 때... [5] 보시리 2005-12-15 2939
514 퇴장 - 작은 여우반쪽이님의 글.. file 보시리 2005-12-14 2431
513 상상플러스 세대공감 올드앤뉴 - 음악다방 DJ 탁재훈 file [2] 머시라고 2005-12-10 7682
512 가장 울려오는 기도 [2] 보시리 2005-12-09 2664
511 과실치사~? - 치명적 오류 보시리 2005-12-06 2804
510 푹푹 빠지는 눈~? file [5] 보시리 2005-12-05 2255
509 웃자 유머 시리즈 3 [2] 머시라고 2005-12-02 2495
508 따뜻한 온기의 홈피를 지키시기를 바라면서 file 보시리 2005-12-01 2297
507 알 수 없는 일 file [1] 보시리 2005-11-28 2568
506 웃자 유머 시리즈 2 [3] 머시라고 2005-11-26 2695
505 나무 뒤에 숨은 아이. file [2] 보시리 2005-11-23 2433
504 10 - 5 = ? [3] 머시라고 2005-11-23 3062
503 젊은 벗에게, file 머시라고 2005-11-18 2394
502 2005년을 보내며 - 달라이 라마의 메세지 file [3] 보시리 2005-11-18 2944
501 어우러짐 file [5] 보시리 2005-11-15 2512
» 옆모습 file [9] 보시리 2005-11-13 3102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