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Jun, 2004

머리 시원하게 손질한 날

머시라고 조회 수 4106 추천 수 0 목록
김선일씨 죽음 이후 'cut hair'의 우리말 표현은 사용하기 많이 부담스럽다

헤어스타일에 대한 추천을 의뢰했더니,, 지금은 너무 무거워보인다고 했다.
누구를 만나 머리숙여 인사를 하고난 후 고개를 들때 쳐지는 머리결,,,
식사를 하려 시선이 식탁으로 향하면 입을 가로막는 머리카락의 귀찮음,,
근래 악몽들과 악몽을 즐기고 있는 내 모습,,
나에게 위기는 언제나 기회였다...ㅋ

보통 미용실은 밤에 찾는 편이다.
아무리 맘에 안들어도 자고 일어나면 조금 괜찮은 듯 싶어지는 편이라
머리카락을 손질한 직후의 익숙치 못해 어색한 불편함도
이발 직후 잠을 청함으로써 그리 오래 속앓고 있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미용실을 찾았다. 밤까지는 긴 시간일거란 두려움...
많이 길렀다가 오랜만에 찾은 미용실이어서 였는지
그 어느때보다도 이번의 어색함이란 참기 힘든 것이었다.
그런데도 자꾸 미용사의 배려들이 생각나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야릇함,,,

빠션을 절대로 커버하지 못하는 두골형상을 탓하며 거울을 봤다.
근데 절로 웃음이 나며 즐거워졌다.
내 요즘 기분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바보같이 보이는 헤어스타일이
거울을 볼때마다 웃게 해줄 수 있을 것 같다..ㅋ
머리순 정말 많으시네요 했지만, 짧게 잘랐다고 상쾌해지는 효과는 적은듯,,
List of Articles
번호
106 내게 어울리는 동물은? 머시라고 2004-11-11 3842
105 왕따 머시라고 2004-11-09 3496
104 그때는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었다 머시라고 2004-11-04 3486
103 시월의 마지막 밤 머시라고 2004-10-31 3892
102 열녀문 나서며 머시라고 2004-10-19 3580
101 나를 키운 것의 8할.. [1] 머시라고 2004-10-05 3480
100 2년전 메일을 꺼내며 머시라고 2004-10-04 3348
99 잠들지 못한 악몽 머시라고 2004-10-01 12970
98 좋은 이유 머시라고 2004-09-25 3089
97 도와주는 법 [3] 머시라고 2004-09-22 3252
96 나는 왜 여자의 시선을 피하는가? [1] 머시라고 2004-08-31 3507
95 말라죽은 봉선화 [2] 머시라고 2004-08-18 3829
94 담배 안 피운지 석달의 문턱을 넘으며 [1] 머시라고 2004-08-06 4270
93 가난은 소외를 낳는다 [2] 머시라고 2004-07-21 3423
92 사토라레 머시라고 2004-07-18 3325
91 7년전의 기억 [1] 머시라고 2004-07-12 3354
90 일기쓰는 시간 [1] 머시라고 2004-07-04 3199
89 영화관에 갔다. [2] 머시라고 2004-07-01 3359
88 보기 싫게 바빠진 입 머시라고 2004-06-29 3433
» 머리 시원하게 손질한 날 머시라고 2004-06-28 4106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