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였다. 지난 해였다?
1월 안에서 지난 달이었던 12월은 지난 해와 같은 아득함이 있다.
몇 주 전,,? 주간보고가 있는 토요일 아침이었는데 늦잠을 잔 것이다.
급하게 씻고 주섬주섬 옷을 입고, 마지막으로 남대문?을 쌰악! 올렸다.
아.뿔.싸!
자크가 고장나 버렸다. 오후에 빨래할 예정이어서 다른 바지는 없었다.
오~ 이런! 주간보고 5분전...
주간보고가 끝나면, 교수님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야하고, 오는 길에 후문 당구장에 들러 당구도 쳐야하는 외출 일정까지 있는 토요일에 이런..
다행히도? 윗도리가 니트여서, 남대문을 가릴수 있게 최대한 내려 입으며 하루의 외출을 임해야 한다는 말인가.. 순간의 이 상상이 밖으로 나서는 내게는 현실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임하며 하루종일 조심스레 걸어다녔다.
기용형은 웃고 난리다.. 거리에서 윗도리를 너무 내려 입은 사람.. 의심..^^
다른 빨래가 다 마를 때까지 그렇게 다녀야 했다. 입던 옷을 수선하러 가져갈 수 없기에, 갈아입고 빨아말리다보니 시일이 좀 지나서 수선점에 갔다. 그 좁은 공간에 여자 손님이 가게아저씨랑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물었다. "어디 고치실거죠?".. 여자가 있어서 그런지 남대문 자크 고치러 왔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거기요. ^^
몇일 지나 바지 찾아오던 날, 기분이 별루다. 수선비가 4,000원이나 했다. 새 자크며 촘촘히 박힌 바느질에 들어간 인건비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바지가 인터넷으로 택배비 포함해서 9,900원에 구입했다는 사실과 만나게 되면 애매해진다. 택배비를 제하면 방금 교체한 이 자크에 바지 값어치의 절반 이상이 투자되었다는 말이다. 자크를 제외한 바지, 내 하체를 둘러싼 바지섬유들의 분통을 생각하면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자크 교체가 없었을시 바지 전부가 그 기능을 상실한다는 사견私見으로 그들을 위로했었다.
그런데 오늘, 그런 묘한 느낌이 다시 나를 휘감아 돌고 있다.
이번 바지 역시 지난 달 그 사건에 연류된 바지와 비슷한 가격대고, 저번에는 몰랐다손 쳐도 이번엔 수선비를 알고 있는 상태라 더 묘한 갈등을 하고 있다. 고치까마까... 바지의 해어짐을 고려할 때 새로 사는 것이 더 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