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Aug, 2010

이삿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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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하루 쪼개어 지난 9일(월) 이사를 했다.
8일(일)에 회사 행사가 있어 짐정리를 토요일까지 끝내느라 애 좀 먹었던 것 같다.

포장이사라서 정리는 버리는 일에 집중했다.
버릴 것과 간직할 것.
이 선택이 정말 어려웠다.

쓰레기통과 박스의 경계.
판결의 기로에서 손에 들려진 물건들이 저마다 자신이 간직되어야 할 추억들을 내세우는 변호를 듣느라 정리시간이 꽤 길어졌다.

3년 전 취업하며 학교 기숙사를 나와 박스 채로 옮겨놓은 짐들이 문제였다.
나름 의미가 있지만 그 후 거의 방치된 채 공간만 차지하고 있었기에 이들의 판결은 검사 측 의견을 존중했다.

스크랩하지 않은 채 모아둔 영화표, 서울의 작가교육원에 다니던 버스 승차표, 또 무엇들이 여덟 박스 정도는 됐는데 보름도 안 되어 기억나지 않는 걸보니 버리길 잘했다 싶기도 하다.

또, 다시 이사할 때를 대비했던 빈 박스들.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 그리고 가스렌즈의 박스 및 스티로폼.
내가 이런 것까지 껴안고 살 필요가 있었나 싶은 허망함과 냉장고 박스는 설치시 기사께 가져가시게 한 걸 잘했다 싶은 위안감 등.

책은 변호사 측 손을 많이 들어줬고,
나머지 판결은 아내를 배심원으로 모셨다.

그 며칠 동안은 재활용품 모으시는 분들이 집 근처를 자주 서성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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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