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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부 31. 호텔계단 일각(낮)

계단을 걸어 내려가는 국. 시연이 국 옆을 쫓아간다.

시연 : 감독님 자나 안자나 한 번만 봐 줘요, 아저씨.
국 : (답답한 듯) 남의 객실을 어뜩케 열어봐요?
시연 : 아, 답답해.
국 : (인상을 쓰며) 그냥, 문 두드려요, 그럼.
시연 : 그럼 들키잖아요오. 그냥 같이 있었던 것처럼 해야지.
국 : (인상을 쓰며 선다.)
시연 : 뭘 봐요?
국 : ...(싸늘하여) 그렇게 드럽게 살아야 돼요?
시연 : (굳은 듯 국을 본다.)
국 : 차라리 우리 호텔에서 청소를 하세요. 그 사람들, 훌륭하게 잘 살아요.
시연 : (차갑게) 싫어요. 배우할래요.
국 : ...하든가, 말든가... (앞서간다.)
시연 : 아저씨.
국 : (서서 돌아본다.)
시연 : (국을 쏘아본다.) 나두 아쌀하게 살라 그랬거든? ...내 재주껏, 그냥 먹구 살 돈, 버는 걸루? 근데... 뽀다구나는 자리 하나 못 차지하면... ...그냥 먹구 사는 자리두 위태로워. ...세상이 그렇드라구... ...그리구... 내 꿈은... 청소가 아니라, 배우거든.
국 : ...
시연 :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오늘 하루, 드럽게 놀아서 앞이 보인다면... 나, 그럴라구요. ...가만 있다 인생 드러워지는 것 보단, 그게 나을지두 모르잖아. (마스카라 때문에 흐르는 검은 눈물.)
국 : ...(물끄러미 시연을 본다.) ...그래두... 그러는 거 아니예요.
시연 : 김샜네. ...그 감독, 어뜩케든 물구 늘어질라 그랬는데... (그리곤 현관쪽으로 걸어간다.)
국 : (빠른 걸음으로 현관문을 나서는 시연을 미안한 듯 바라본다. 그러더니 시연을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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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