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Aug, 2007

박남희 - 이카루스식 사랑법

보시리 조회 수 7810 추천 수 0 목록
□□□□□□□□□□□□□□□□□□□□□□□□□□□□□□□□□□□□□□

      이카루스식 사랑법


      너에게로 이르는 길은 늘 험난하다

      문득, 길이 끝나고
      길 끝에 벼랑이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수만 갈래로 갈라져
      너에게로 빨려들어 가는
      저 알 수 없는 생의 눈부심

      이제 내가 너에게 이르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내 몸을 산산히 부숴뜨려
      내 실핏줄을 수 없이 나누어
      눈부시게 눈부시게
      너에게 나를 전송하는 것

      그리고, 눈이 부셔 캄캄하게
      밀랍의 날개를 달고
      너에게로 날아오르는 것


□□□□□□□□□□□□□□□□□□□□□□□□□□□□□□□□□□□□□□


아..
추락이 예정되어있는 상승. 아니, 운명의 눈을 바꾸어 보자..
상승을 꿈꾸는 추락.

내가 미처 가져보지 못한 치열한 열기에 놀라 잔뜩 움츠러들지만
눈만은 마치 인력이 작용하는 듯이 끌려 들어가버려서..
그 수직으로 떨어져 수만갈래 파편으로 부서지고 흩어지다가, 박차고 오르듯
태양을 향해 실같은 물길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쉽게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sort
170 김정란 - 눈물의 방 보시리 2014-05-05 9009
169 김수영 - 슬픔이 하나 보시리 2014-04-21 12559
168 백학기 - 오랜만에 쓴 편지 file 보시리 2013-11-13 6077
167 문태준 - 思慕 file 보시리 2013-10-19 8666
166 다카무라 고타로 - 도정 file 머시라고 2013-07-17 12552
165 김재진 - 보일러 file [2] 보시리 2012-06-26 15932
164 구상 - 그 꽃 보시리 2012-01-31 5516
163 김춘수 - 西風賊 file [1] 보시리 2012-01-02 15140
162 유재두 - 풀은 풀이라고 불렀으면 file 보시리 2011-10-24 17115
161 김종삼 - 어부 [10] 보시리 2011-10-01 12443
160 천양희 - 희망이 완창이다 보시리 2011-07-07 6166
159 정현종 - 방문객 file 보시리 2011-03-04 41643
158 류시화 - 들풀 [1] 머시라고 2010-05-04 10959
157 박제영 - 거시기 보시리 2010-03-20 19810
156 서안나 - 동백아가씨 보시리 2010-03-19 58358
155 최원정 - 산수유 [2] 보시리 2010-03-13 24385
154 이문재 - 노독 보시리 2010-02-28 55960
153 이기철 - 유리(琉璃)에 묻노니 보시리 2010-02-19 6681
152 나호열 - 비가 후박나무 잎을 적실 때 보시리 2010-01-16 8798
151 박남준 - 흰나비 떼 눈부시다 보시리 2009-12-17 7889
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