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Apr, 2007

주근옥 - 그 해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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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해의 봄

  새벽에 나와
  밤에 기어들고
  때때로 외지에 나가
  내 전심전력 쏟으며
  영토를 넓히고 있을 때
  울 안의 나무란 나무
  풀씨란 풀씨 모두가
  음모를 꾸미고 있었느니
  바람 불면 손을 흔들거나
  눈 쌓이면 어깨를 늘어뜨려
  평온을 위장한 채
  거사를 획책하고 있었으니
  그때 일신상의 화급한 문제로
  집을 비웠다가 돌아온 날 정오
  울 안에서 일제히 함성이 터졌느니

  철쭉꽃 애기사과꽃 새싹이란 새싹
  모두가 일제히 발을 굴러
  그 해의 봄은
  둑 터진 강물이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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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환경에서 유발되는 상황이 그동안 마음의 여유를 쪼금..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꽤 전에 방영되었던 <아일랜드>에서 나온 말이 떠오릅니다,
그런 때가 있나부다..

그런 때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미가 있는 때일 수도 있고 그냥 그런 때일 수도 있고, 보기에 따라서.

저는, '그러한 때'가 내 앞에 준비된데에는 나름데로 뜻을 지니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비록 '그런 때'를 거치는 것이 쉽지 않고, 자꾸 지치고, 자꾸 가라앉아도
궁극적으로 <이것도 지나가리라~..>를 기다리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런 때'가 되면 일단~, 시간의 흐름이 달라집니다.
지나가는 시간이 다른 때는 그리도 빠르던 것이
그런 때를 지날 때는 왠 소걸음인지.

오늘, 촉촉히 젖은 봄날에 열어본 시가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고단한 어깨에 전자동 토다기를 댄 것 같고,
ㅇ(ㅇ^^)(^^ㅇ)ㅇ ㅇ(ㅇ^^)(^^ㅇ)ㅇ ㅇ(ㅇ^^)(^^ㅇ)ㅇ ㅇ(ㅇ^^)(^^ㅇ)ㅇ ..
지금 내리는 빗속에, 앞에 놓인 커피 한 잔 같았습니다.


그렇게, 위로는 엉~뚱하고 생~뚱맞은 곳에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봄도 다 벚꽃잎되어 땅으로 내려앉는 이 시점에..

나만..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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