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Jan, 2005

도종환 - 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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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줄기에도 살이 떨리는
이 하늘 아래 오직 나 뿐이라고
내가 이 세상을 나왔을 때
나는 생각 했습니다

처음 돋는 풀 한포기보다 소중히 여겨지지 않고
민들레 만큼도 화려하지 못하여
나는 흙바람 속에 조용히
내 몸을 접어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안 뒤부터는
지나가는 당신의 그림자에
몸을 쉬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했고
건넛산 언덕에 살구꽃들이
당신을 향해 피는 것까지도 즐거워 했습니다

내 마음은 이제 열을 지어
보아주지 않는 당신 가까이 왔습니다.
당신이 결코 마르지 않는 샘물로 흘러오리라 믿으며
다만 내가 당신의 무엇이 될까만을 생각 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는 아직도 이름없는 꽃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가까이 계심을 너무도 고마와하는
당신으로 인해 피어있는 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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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어느 특별한 결혼식에서 축가를 불렀습니다..
재혼인 두 사람...,한번으로 족한 것이 행복이라 해도..,
사별...,삶의 돌린 등.., 그 뒤에 메마르고 막막하게 서 있다가..
새로이..그  틈새에서 여리고 섬세하게 피어오르기 시작한 꽃떨기에
다시 당황함 속에도 막막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을 안게 되었고,
그 꽃망울을 폭죽처럼 터뜨렸을 때..
왜 바라보는 우리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건지...
두분.. 이번엔 부디 건강하게..오래오래 해로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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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으면 길을 떠나지 않는다.